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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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비토론이 확산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앞장서 '새로운 인물론' '전략공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선거를 함께해야 할 서울 지역위원장들마저 집단적으로 성명을 냈다.
11일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필승 카드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지도부의 다른 결정도 있을 수 있다"며 서울시장 후보에 현재 등록한 송영길 전 당대표, 박주민 의원 등을 배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선거가 50일 남은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맞대결에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면 새로운 인물을 찾아 내보내겠다는 뜻이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서울은 새로운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지난 8일 "대선 패배 책임을 지겠다고 물러난 당대표께서도 마찬가지로 후보자 등록을 했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다시 송 전 대표를 직격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위원장의 비판에 대해 "젊은 정치인으로서 그런 얘기는 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저는 민주당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민주당이 잘못해온 것을 바꾸고 당을 쇄신하기 위해 여기 있다"고 맞불을 놨다.
기성 정치인과 함께 박 위원장은 "청년과 여성을 대표할 후보를 찾아 한 명 이상은 경선에 참여시켜 경선 열기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울 지역구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49명 전원은 이날 모인 뒤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서울은 더 이상 안정적 우세 지역이 아니다"며 "대선 패배와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선 더욱 풍부한 후보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급하게 송 전 대표 등이 참여한 경선을 시행해 후보를 확정하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갖고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래야 25개 구청장, 시·구의원 선거에서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불가피한 현실론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대선 때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동의할 만한 필승 카드가 외부에서 생긴다면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면서도 "지도부가 어떤 구상도 말하고 있지 않은데 상처받기 전에 지금 있는 분들로 경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 측은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대안 없이 전략공천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의원들 우려는 충분히 경청하고 있지만 대안을 전혀 내놓고 있지 못한 것 아니냐"며 "이제는 혼란을 정리하고 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충북도지사 출마를 겨냥해 충북에 추가 후보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의 불출마를 요구해왔다. 또 박 위원장은 부산·경남(PK)에도 현직 의원 차출설을 제기했다. 어려운 선거에서 몸을 사리고 있는 PK 현역 의원들의 도전을 요구했다. 그는 "이기는 곳에만 나가고 질 것 같은 곳은 포기하는 현재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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