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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급증' K-OTT, 손실도 폭풍 성장…OTT 통합론 '솔솔'

머니투데이 김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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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급증' K-OTT, 손실도 폭풍 성장…OTT 통합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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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티빙·웨이브 지난해 매출액 28%·750% 성장

콘텐츠 제작 비용 증가로 당분간 적자폭 확대 전망]


코로나19를 계기로 '집콕 특수'를 누렸던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OTT의 잇단 한국 상륙에 더해 국내 신규 사업자도 진입하는 등 경쟁이 거세졌고, 너도 나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면서 적자폭도 급증했다. OTT 업계의 '머니게임' 경쟁이 더욱 가열되면서 효율적 투자를 위한 국내 OTT 통합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매출 8배 늘었지만 적자폭은 12배 늘었다

10일 웨이브와 티빙의 2021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2301억원과 13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8%와 750% 성장한 수준이다. 특히 티빙의 2020년도 매출은 약 155억원에 불과했으나, 출범 2년차에 매출이 무려 8.5배가 됐다.


국내 OTT가 지난해 '폭풍 성장'한 이유는 그만큼 유료 가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한 티빙은 작년 말 기준 유료 가입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는데, 2020년 말 대비 3배 가까이로 성장한 결과다. 티빙은 올해 말 기준 400~500만명, 내년까지 800만명의 유료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콘텐츠 투자금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덩달아 적자폭도 커졌다. 작년 티빙의 영업손실 규모는 약 762억원으로 전년도 61억원에서 1129% 급증했다. 웨이브의 지난해 영업손실액도 558억원으로 전년도 169억원에서 230% 증가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초기 상황과 유사하다. 넷플릭스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비용 증가로 그 해 1분기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팬데믹 영향으로 콘텐츠 제작 투자가 적었던 2020년을 제외하곤 줄곧 현금 흐름을 적자로 유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에도 콘텐츠 제작에만 170억달러(약 21조원) 이상을 지출할 예정이다 .



'머니게임' 콘텐츠 투자…국내 OTT 통합이 답일까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인 '여고추리반'과 '환승연애' 포스터. /사진=티빙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인 '여고추리반'과 '환승연애' 포스터. /사진=티빙


국내 OTT의 영업손실 증가 추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를 묶어두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콘텐츠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초 티빙은 2023년까지 오리지널과 독점 콘텐츠 확보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약 100여편의 오리지널 제작, 올 한해만 오리지널 콘텐츠 30여편을 선보인다. 모회사인 CJ ENM도 콘텐츠에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티빙은 올해 일본과 대만을 시작으로 내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웨이브도 지난해 초 SK텔레콤에 1000억원대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에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글로벌 사업 기반을 다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웨이브와 티빙이 넷플릭스 만큼의 장시간 '버티기'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내 OTT의 통합론이 제기된다. 현재 파편화된 국내 OTT 시장을 통합해 덩치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콘텐츠 투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CJ ENM과 콘텐츠 부문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KT가 자사 OTT 시즌과 티빙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히면서, OTT 연합군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티빙과 시즌이 통합하면 (티빙의) 손익분기점 도달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통신사 기반의 가입자 흡수와 KT그룹이 보유한 웹툰, 도서 관련 IP 저작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반대로 CJ그룹이 보유한 음악 관련 IP는 지니뮤직을 통해 유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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