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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미국 민주·공화, '고공행진' 휘발유가격 놓고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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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 석유기업 CEO 출석

민주당 "고점 대비 국제유가 20%↓·휘발유는 3.2%↓"

CEO "휘발유, 유가 반영 시간차…소매끼리 경쟁도"

공화당 "키스톤XL 사업 취소한 바이든 정부가 문제"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Energy and Commerce Committee) 청문회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인들의 생활 물가를 압박하고 있는 휘발유 가격 상승을 놓고서다. 민주당은 기업 측에 책임을 추궁했고, 공화당은 현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이데일리

미국의 한 주유소.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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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석유기업에 “국제유가 반영해 가격 낮춰야”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는 엑손 모빌, 셰브론, BP 아메리카, 셸, 데본 에너지 등 미국 굴지의 석유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화상을 통해 출석했다. 청문회는 6시간가량 진행됐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석유기업들이 부당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맹공격했다. 다이애나 디겟 의원은 “화석연료 가격은 글로벌 시장에 따라 움직인다면, 왜 국제유가는 하락하는데 휘발유 가격은 거의 그대로인가”라며 “많은 미국인들은 휘발유 가격에 고통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디겟 의원은 이어 석유기업들이 작년 기록적인 수익을 냈고 이들이 받는 300억달러 규모의 납세자 보조금은 휘발유 가격을 낮게 유지하라고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기업들이 이익에만 혈안이 돼 휘발유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디겟 의원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최근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했지만, 휘발유는 고점에서 3.2% 내렸다.

이에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는 연료 가격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시장 역학에 의해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유가 변동이 즉각적으로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며 “휘발유 가격에는 소매점 간의 경쟁 등 다른 요인이 포함돼 있어 조작이 불가능하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위원장인 프랭크 팔론 의원은 석유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올해 원유 생산량을 5% 이상 늘리지 않을 것이란 댈러스 연방은행 조사를 인용하며, “주주 이익을 위해서는 적극적이지만, 당신들을 정작 필요로 하는 미국인들은 희생당하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화당 “대통령이 친환경 강조…석유 생산 늘릴 기업 없다”

공화당 소속 위원들은 석유기업이 원유 생산에 머뭇거리는 이유가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친환경 투자 전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무턱대고 원유 생산시설을 늘릴 기업이 어디 있겠냐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취임과 동시에 캐나다와 추진 중인 원유 수송 사업 ‘키스톤 XL파이프 라인 프로젝트’ 허가를 취소했다. 당시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과 친환경 정책의 신호탄이란 평가가 나왔다.

모건 그리피스 의원은 키스톤XL 사업을 취소한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의 에너지 위기를 불러왔다며 “중장기적인 원유 생산이 현 정부에 의해 불투명한 상황에서 오늘날 (석유기업들이) 투자자에 신뢰를 얻거나 과감한 자본지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꼬집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가 미국인들의 주요 관심사인 만큼 이날 청문회에서 오간 휘발유 가격 논쟁은 더 주목을 받았다. 여당인 민주당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에 중요한 문제인 휘발유, 식료품 등이 포함된 소비자물가 통제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의 승기를 잡기 위해 소비자 물가 통제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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