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회의서 설전…예결위 사과 요구에도 오세훈, 시의회 비판
서울시의회 제3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런' 등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업 예산을 두고 서울시와 시의회가 다시 충돌했다.
양측 간 갈등으로 예산 심사가 중단된 가운데 오 시장은 삭감된 예산의 원상 복구를 재차 촉구했다.
6일 시의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예정됐던 추가경정예산안 본심사 일정을 취소했다.
전날 회의에서 서울형 교육플랫폼(서울런) 구축 사업을 둘러싸고, 서울시 간부와 의원들 간 설전이 오간 게 발단이 됐다.
당시 채유미 의원이 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에게 플랫폼 구축을 누가 하게 되느냐고 질문하자 이 국장은 잠시 머뭇거리며 질문의 요지를 다시 물었다. 이에 채 의원은 "기존 '서울런' 사업처럼 KT가 플랫폼 구축을 하게 되느냐"고 물었고, 이 국장은 "전혀 아니다"며 "KT는 올해 '서울런' 사업에서도 탈락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호평 예결위원장이 "국장이 말한 취지나 반응을 봤을 때 내정 업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정된 곳이 있느냐"고 묻자 이 국장은 "공무원을 모독하는 질문"이라며 발끈했다.
이 국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짜고 고스톱 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물어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했다.
서울시의회 본회의 참석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이에 문장길 의원은 "위원장이 모독하려는 의도가 아닌, 확인하는 과정에서 질문한 것처럼 보이는데 국장이 과민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국장이 바로 사과했지만, 김호평 위원장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질문이었는데 국장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충격을 받았다"며 "서울시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계수(조정)는 없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의 질문을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규정하며 재차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아울러 시의회가 서울형 교육플랫폼 구축,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서울 영테크' 예산을 대폭 삭감한 반면 지역사업 예산은 대폭 증액을 요구했다며 삭감된 예산의 원상 복구를 촉구했다. 삭감된 사업들은 오 시장의 공약사업들로, 올해 본예산 심사에서 깎인 이후 서울시가 복원해 추경안에 다시 포함한 항목들이다.
예결위는 애초 7일까지 본심사를 마무리한 뒤 8일 열리는 본회의에 추경안을 넘길 예정이었으나 이번 건으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김호평 위원장은 "애초 편성된 취지와 달리 예산이 집행된 부분을 지적하면 (서울시 측에서는) 마치 예산을 못 쓰게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이렇게 질문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협조를 안 하면 심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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