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호수의 여인이 된 제니퍼 쿱초.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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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런 챔피언십은 남자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벤치마킹했다.
대회를 한 장소(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스 미션 힐스)에서만 열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데다 마스터스 직전 주에 열어 마스터스 오픈 게임 느낌도 있었다.
캐디는 흰색 점프수트를 입고, 참가 선수 수는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작다. 그린재킷 세리머니 비슷한 호수의 여인 세리머니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줬다.
이 대회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팜스프링스를 떠난다. 선수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이 장소는 우리 투어에 아주 소중하다. 이곳을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명예의 전당 입회자인 원로 패티 시한은 “역사가 사라져 실망스럽다”고 했다.
셰브런 챔피언십이 마스터스를 따라 하는 건 또 있다. 마스터스 역대 우승자들이 참가하는 챔피언스 디너처럼 미션 힐스에서도 챔피언스 디너가 있다. 전년도 우승자가 역대 우승자를 모아 놓고 자신이 정한 요리를 함께 먹는다.
마스터스의 챔피언스 디너는 1952년 생겨 70년이나 됐다. 챔피언스 디너에 어떤 요리가 나오는지도 사람들이 궁금해할 정도로 특별한 행사로 성장했다.
챔피언스 디너에 관한 얘깃거리도 많다. 1997년 타이거 우즈가 우승했을 때 퍼지 죌러라는 선수가 “그 작은 소년에게 (내년 챔피언스 디너 요리로) 프라이드치킨과 케일 같은 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즈는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그의 말은 OB가 났다”고 했다.
셰브런의 챔피언스 디너가 마스터스 챔피언스 디너처럼 주목받지는 않는다. 역사가 길지도 않고 선수들이 꼭 참가해야 하는 공식 만찬도 아니다.
그래도 올해는 미션힐스에서 여는 마지막 만찬이니 조금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미션 힐스 골프장 18번 홀 옆에 있는 다이나 쇼어 동상. 성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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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참가자는 15명 정도였다고 한다. 초대 우승자 제인 블라록을비롯한 줄리 잉크스터, 도나 카포니 등 원로들이 열 명쯤 왔다.
나머지는 현역 선수들이다. 지난해 우승자인 패티 타바타나킷, 페닐라 린드버그, 브리트니 린시컴, 렉시 톰슨, 스테이시 루이스다.
한국 선수는 없었다.
미국 골프기자협회 회장인 베스 앤 대니얼스는 ‘LPGA가 미션힐스에서 떠나는 것을 막게 할 방법이 있었나? 그건 복잡하다’는 칼럼을 썼다.
내용 중엔 “선수들은 역사에 감사해야 한다. 그들도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 이번 주 초에 열린 챔피언스 만찬 불참자 중에는 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와 현 1위 고진영도 포함됐다”고 썼다.
셰브런 챔피언십은 사실상 마스터스에 밀려났다. 마스터스 후광을 노렸는데 마스터스가 셰브런 챔피언십 기간에 새로 만든 여자 아마추어 대회와 경쟁 관계가 됐고 완패했다. 이에 밀려 장소를 옮기게 되면서 51년간 쌓아온 전통은 물거품이 됐다.
물론 마스터스는 막강하다. 그러나 대니얼스의 칼럼처럼 두 대회의 차이는 선수들이 전통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냐는 점도 있을 것이다. 한국의 호수의 여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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