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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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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부터 BTS까지…한국 그래미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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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분야에선 이미 수상…시상식 날은 '美 대중음악계 가장 큰 밤'

"K팝, 그래미 정복 충분히 가능"…"내년에 좋은 결과 나올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4일(한국시간) 그룹 방탄소년단이 아쉽게도 수상자 명단에 들지 못한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는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상으로 꼽힌다.

가요계에서는 비록 트로피는 도자 캣과 SZA에게 돌아갔지만, 방탄소년단을 위시한 K팝 스타들이 지금껏 해온 것처럼 활약을 이어간다면 그래미 정복이 꿈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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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시상식 참석한 BTS
(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네 번째 퍼포머로 나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첩보 요원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 수트를 입고 단독 무대를 선보였다. 2022.4.4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美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 그래미…그만큼 수상도 까다로워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1974년 시작)나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1990년 시작)보다 역사가 훨씬 길다.

이에 그래미 어워즈가 열리는 날은 미국 대중음악계 '가장 큰 밤'(The Music's Biggest Night)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미 어워즈는 높은 명성만큼이나 다른 음악 시상식과 비교해 수상이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차트 성적이나 음반 판매량 등 상업적 성과보다는 음악성과 작품성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대중 투표 방식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차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그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더라도 평단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면 '무관'으로 끝나는 경우도 수두룩한 '비정한' 시상식이 바로 그래미 어워즈다.

시상 부문 가운데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신인상' 등이 4대 본상으로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로 불린다.

이 외에도 팝, 록, 컨트리, 랩, 댄스, 클래식 등 음악 장르별 세부 부문이 있고 작·편곡, 앨범 패키지, 프로듀싱 등 기술적 부문도 시상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지만, 트로피는 각각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와 도자 캣·SZA가 가져갔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중 투표권이 있는 1만 1천여 명의 투표로 선정한다.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도 각각 투표 회원과 전문가 회원 자격으로 투표할 수 있다.

후보 지명 후에는 수상자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가 진행된다. 해당 부문에서 최다 득표를 한 후보가 수상하게 되며 득표수가 같을 경우 공동으로 수상한다. 수상자는 축음기를 형상화한 트로피 '그라모폰'(Gramophone)을 받는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버터'(Butter)로 빼어난 성과를 거두고 이번 시상식을 포함해 3년 연속으로 무대를 꾸몄음에도 무관에 그친 점에서 보듯 그래미 어워즈는 그동안 아시아 아티스트와 보이그룹 등에 유독 폐쇄적, 보수적, 배타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시상식을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과거 후보 선정 과정에서 후보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했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비밀 위원회를 없애고 회원 전체 투표로 후보를 지명하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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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
[크레디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조수미·황병준 등 클래식계 수상…"자기 세계 펼쳐나가길"

한국 음악계는 방탄소년단 이전부터 클래식계를 중심으로 그래미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왔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으로 1993년 클래식 오페라 부문 '최고 음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는 까다롭다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두 번이나 수상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알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를 담은 음반으로 2012년 그래미 어워즈 클래식 부문 '최고 기술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찰스 브러피가 지휘하고 캔자스시티합창단과 피닉스합창단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베스퍼스: 올 나이트 비질'로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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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
[연합뉴스 자료 사진]


실제 수상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마스터링 전문 남상욱 엔지니어는 2012년 미국 블루그래스(컨트리 음악의 하위 장르) 가수 새러 저로즈의 앨범 '팔로 미 다운'으로 '최고 기술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또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앨범 디자인에 참여한 파트너사 허스키폭스는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에 아트디렉터로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다만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는 앨범 재킷 디자인 제작자(제작사)에 수여하는 기술 부문 상으로, 방탄소년단이나 이들의 음악과는 관련이 없다.

이번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한국인 음악 프로듀서 겸 아티스트 이스케이프드림(3SCAPE DRM)이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Best Remixed Recording)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실 방탄소년단이 (다른 팝 아티스트보다) 빠지는 것은 없다"며 "이들이 아티스트로서 자기 세계를 펼쳐 나가고, 대중에게 인기를 얻어가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 나간다면 내년에는 '좋은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 음악적인 부분에서 자기 색깔을 확실히 찾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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