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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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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유족 손 붙잡은 尹당선인…진영 떠나 '국민통합'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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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제주=박소연 기자] [the300](종합)보수정권 대통령·당선인 첫 4·3 추념식 참석…후보 시절 약속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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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회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희생자 가족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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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보수 정권의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부는 진영을 떠나 현대사의 아픔을 보듬는 국민 통합 정부로 나가겠다는 메시지다.


윤석열 "희생자·유가족 온전한 명예회복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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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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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9시59분 행사장에 입장했다. 윤 당선인이 행사장에 입장하는 도중 사이렌이 울리고 1분간 희생자를 위한 묵념이 진행됐다. 김부겸 국무총리 등에 이어 오전 10시32분 마지막 순서로 연단에 오른 윤 당선인은 추념사를 통해 국민 통합의 뜻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우리는 4·3의 아픈 역사와 한 분, 한 분의 무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소중한 이들을 잃은 통한을 그리움으로 견뎌온 제주도민과 제주의 역사 앞에 숙연해진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희생자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고통의 세월을 함께하며 평화의 섬 제주를 일궈낸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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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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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무고한 희생자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며 국민 통합을 위한 필요조건임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은 4·3을 기억하는 바로 우리의 책임이며 화해와 상생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에서 유족의 명예 회복에 힘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생존 희생자들의 아픔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 있게 어루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고령 유족요양시설 입소지원, 희생자 유족회 복지센터 건립, 트라우마 치유사업 지원 등을 공약했다.

윤 당선인은 4·3 희생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것이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74년이 지난 오늘 이 자리에서도 이어지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과거는 우리가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비극에서 평화로 나아간 4·3 역사의 힘"이라고 했다.


유족과 일일이 악수한 尹…약속 지키려 총리 발표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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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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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행사 종료 후 퇴장하면서 참석한 유족 30여명과 일일이 손을 어루만지며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한 고령의 참석자는 윤 당선인에게 손수 쓴 편지를 전달했고 윤 당선인은 편지를 직접 받아들었다.

윤 당선인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추념식 참석 의미 등을 묻는 질문에 "글쎄 뭐 (참석하는 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추념식의 의미 등을 고려할 때 후보 시절 약속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2월5일 제주 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의 추념식 참석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의 이날 4·3 추념식 참석의 의미에 "(윤 당선인이 제주에) 이 행사만을 위해 왔다"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원래 총리 인선 발표가 오전에 있어야 하는데 이분들(4·3 유족들)과 약속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됐던 영령을 기리는 게 당선인에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제주도민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억울한 4·3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차원에서 저희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윤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해마다 참석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건 한 번 보자"고 말했다.


보수정권 대통령·당선인 첫 참석…피해회복 논의 속도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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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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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념식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행사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께서 인수위에서 이 과제(4·3 희생자의 온전한 피해 회복)를 다루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쨌든 저희 국민의힘이 4·3에 있어 전향된 행보를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보수정당 출신의 대통령 당선인 방문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급물살을 타지 않을까"라고 했다.

보수 정권의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윤 당선인이 처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4·3 사건 발생 55년 만에 정부 차원의 첫 사과를 했고 2006년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과 2020년, 2021년 세차례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에서 일어난 무력 충돌로 1948년 4월3일 발생한 대규모 소요사태에서 이름 붙여졌다. 남조선로동당 등 좌익세력의 무장봉기와 이를 진압하던 미 군정과 경찰, 우익단체 간에 충돌인데 이 과정에서 무고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 당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타고 제주에 왔다. 서울로 돌아갈 때는 이준석 대표와 함께 공군 2호기를 탄다. 당선인 신분으로 2호기를 사용한 건 윤 당선인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대통령급 경호와 의전을 받는 당선인의 신분에 따른 조치인데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에 정권이양 협력관계가 비교적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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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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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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