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산 먹어 기쁘다"…'한국어' 유튜브 광고 또?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사진=유튜브 캡처

국내 유튜브에 욱일기 광고에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광고까지 버젓이 노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정화 처리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삼중수소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방류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취지의 홍보 영상을 제작해 지난해 10월부터 외무성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한국말 더빙과 자막을 입힌 영상도 함께 제작됐다.

일부 외무성은 이 영상에서 "지금까지의 폐로(원전 폐기) 노력으로 부지 내 96%에서 방호복 없이 작업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리도상수(처리 중인 물)는 약 1000개의 저장 탱크에 보관돼 있다"며 "2021년 4월 일본은 보관 중인 처리도상수를 알프스(ALPS)라는 장치로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을 규제 기준 이하로 정화하고 삼중수소 농도는 국가 기준의 40분의 1로 희석한 뒤 2년 후 처리수로 방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했다.

이 영상에는 "제어된 처리수의 해양 방류는 세계 다른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발언도 포함됐다.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치켜세우는 서양인들의 인터뷰도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식당에서 한 남성은 "미국에서도 후쿠시마산 먹거리를 먹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 광고 영상은 일본이 지난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고 발표한 뒤 안전성 논란이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일본은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을 국제 기준치 이하로 희석한 후 방류해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국제 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일본의 발표 직후 인접국인 한국과 중국은 우려를 표했고 미국과 IAEA는 지지를 표명했다.

이 광고를 본 국내 누리꾼들은 "유튜브 광고가 떠서 봤는데 너무 기분이 나쁘다", "욱일기에 이어 이런 광고가 대체 왜 자꾸 뜨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다.

안 그래도 최근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라는 광고가 올라와 논란이 되던 터다. 이 영상에는 "욱일기는 스포츠 응원에서 사기를 북돋우며 승리를 기원한다"는 등 욱일기를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두고 한국 알리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어로 제작된 욱일기 영상을 국내에 광고하는 것은 한국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일본 정부의 개념없는 역사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