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직무수행을 잘 할 것이라는 여론이 2주 연속 50%대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0.73%포인트차 신승의 후유증, 불리한 국회 의석 구성, 낮은 기대 여론이라는 3중고가 현실화했다. 대통령선거를 치른 뒤 3주를 신·구 권력 충돌 등 대선 연장전 모드로 보내면서 예견된 일이다. 윤 당선인이 새로운 정치 리더십과 비전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29~31일 전국 성인 1001명에게 윤 당선인이 앞으로 5년간 대통령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인지 물은 결과, ‘잘할 것’이라는 답변이 55%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잘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한 답변은 41%였다. 지난주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잘할 것’이라는 답변은 55%로 같았고, ‘잘 못할 것’이란 답변은 1%포인트 올랐다. 비슷한 시기 전임 대통령들의 직무 수행 긍정 전망이 80% 안팎이었던 데 비춰보면 확연히 낮다.
두 진영으로 갈라졌던 대선 당시 여론 지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긍정 전망은 국민의힘 지지층(89%), 보수층(78%), 대구·경북(66%)에서 높았다. 부정 전망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76%), 진보층(72%)에서 많았다. 무당층과 중도층에서는 윤 당선인이 잘할 것이라는 전망(56%·54%)이 잘못할 것이라는 전망(31%·40%)을 앞섰다.
윤 당선인의 직무 수행 기대감이 낮게 유지되는 현상은 새 정부의 매끄러운 출발에 적신호다. 변화에 대한 기대가 대통령 당선인에게 모이고, 새 정부가 이를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는 게 그간 집권 초반의 법칙이었다. 이번에는 선거기간 갈라졌던 민심이 융화하는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0.73%포인트 차이로 승패가 갈린 대선 후유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역대 최소의 격차, 최소 득표차로서 결정된 대선에서 낙선한 이재명 후보자의 지지자들이 반감과 상실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지난 3주는 포스트 대선 정국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대선 연장전 정국을 강화하는 형태로 흘렀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신·구 권력 충돌이 인사권, 대통령집무실 이전 등 곳곳에서 벌어졌다.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은 역대 가장 늦었고 뚜렷한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대선 당시의 ‘이재명 대 윤석열’ 대결이 ‘문재인 대 윤석열’로 바뀌어 두 진영 결집 구도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민심 분열이 계속되면 윤 당선인이 내세우는 국정과제마다 정치 쟁점화가 되면서 논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민심을 추진체로 삼을 수 없는 상황은 국회 의석 분포를 고려하면 새 정부 국정운영에 더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당선인 취임 뒤 국회는 여소야대로 전환한다. 민주당이 172석의 거대야당이 된다. 국민의힘(110명)은 국민의당(3명)과 합당해도 법안을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폐지·축소로 가닥을 잡은 일명 ‘임대차 3법’, 여성가족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개편안 등 ‘윤석열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국회와 협치 중심의 관계설정을 하지 못하면 국회를 거치지 않는 시행령 손질 위주로 국정을 운영하는 ‘시행령 국정’이 될 수 있다.
결국 윤 당선인이 통합의 리더십과 새로운 국정 비전으로 변환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권교체를 지지한 국민들은 지금의 정치권과는 다른 소통방식, 다른 행동, 새로운 정치를 보고싶어 하는데 그 관점에서 보면 (갈등상 등) 반복되는 문제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면서 “당선인이 새 정치를 기대하는 민심을 새기고 국정 비전을 보이며 마음을 모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1.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