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보수 텃밭'인 대구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유영하 변호사(사진)가 1일 대구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면서다.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선거 후원회장까지 맡기로 하면서, 유 변호사와 국민의힘의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 3파전 구도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유 변호사는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보수의 중심이자 1등 도시로서 자부심을 되살려 달라는 지지와 격려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새로운 대구의 재도약을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언문에서는 특히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출마 여부를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께서 곧 만들어질 후원회의 회장을 맡아 주시기로 했다"고 답했다. 또 "출마 기자회견을 하러 간다고 말씀드리니 박 전 대통령께서 '잘하고 오세요'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앞서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을 맡았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곁을 지키며 법률적·정치적 입장을 대변해왔다.
최측근 입지 탓에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는 박 전 대통령의 향후 정치 행보와도 연관돼 해석된다. 탄핵 이후 '친박(박근혜)'을 표방하던 일부 정치인이 극우 정당을 만들어 독자적인 행보를 걸은 것과 달리, 유 변호사는 국민의힘 경선을 치른다. 유 변호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께서 만류하셨다면 제 결정을 접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곧 시민들께 당부와 부탁드리고 싶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도 알려 드리도록 하겠다"면서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짧은 동영상을 통해 인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구시장 선거는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 유 변호사 간 3파전이 유력해졌다. 권영진 현 시장은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밖에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김점수 전 재영한국경제인협회장, 권용범 전 대구경북벤처기업협회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현역 의원 중에는 대구 동갑을 지역구로 둔 재선 류성걸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광역자치단체장 공천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4일부터 후보자 추천 신청을 받고 이달 중순께 경선을 거쳐 다음달에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천개혁 차원에서 광역·기초단체장 경선에는 토론회가, 광역·기초의원 공천에는 공직후보자역량강화시험(PPAT)이 의무화된다. 공직선거 출마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이 광역단체장 경선에 참여할 때는 10%의 가산점을 받는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경선에서 가산점은 정치 신인과 청년, 여성, 장애인, 독립유공자 및 국가유공자가 20%를 받을 수 있다.
공관위는 △자녀 입시 채용비리가 있는 경우 △본인 및 배우자, 자녀의 병역비리 △시민단체 등 본인·배우자·자녀가 참여하는 단체에 있어서의 사적 유용 △본인·배우자·자녀의 성비위 △자녀의 국적비리 등 5대 부적격 비리기준도 신설했다.
[정주원 기자 / 박윤균 기자 /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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