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시혁 의장(가운데)이 걸그룹을 만든다. 이를 위해 아이즈원 출신 미야와키 사쿠라(오른쪽), 김채원 등을 영입했다. 그룹명은 르세라핌으로 영어 문장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를 애너그램(문자의 배열을 바꾸어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 방식으로 조합했다. [방시혁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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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하이브를 “음악 산업을 완전히 바꾸고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30일(현지시간) ‘2022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100’ 선정의 변이다. 이와 함께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문화 기업의 리더로 영리한 전략과 비전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수퍼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음악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시도하는 혁신도 상세히 다뤄졌다. 하이브는 지난해에도 타임의 100대 기업에 선정됐고, 올해는 애플, 리비안, 화이자, 디즈니, 틱톡, 발렌시아가, 스포티파이 등과 함께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하이브 기업 공개(2020년 10월 15일) 이후의 광폭 성장 과정을 설명하면서 “작은 엔터테인먼트 인큐베이팅 회사로 시작한 하이브가 진화를 거듭해 현재는 아티스트와 음악 지식재산권(IP)에 기반을 둔 360도 전방위적인 사업을 전개하며 마치 디즈니와 같은 IP홀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꼽혔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한 타임 표지. [사진 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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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의장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브의 정수는 음악과 아티스트 IP이기 때문에 IP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IP들을 계속 선보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이 말하는 새로운 IP는 올해 하이브가 집중할 걸그룹이다. 앞서 전날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은 방 의장이 걸그룹 르세라핌(LESSERAFIM) 데뷔 앨범의 총괄 프로듀서로 직접 나선다고 발표했다. 하이브엔 레이블 인수합병으로 갖게 된 걸그룹은 있지만, 본격 육성은 사실상 처음이다.
하이브는 새 걸그룹을 위해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미야와키 사쿠라와 김채원을 영입했다. 방 의장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소셜미디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했지만, 미야와키와 김채원 옆에 나란히 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가 르세라핌에 거는 기대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방시혁은 보이 그룹 BTS를 세계적인 아티스트 반열에 올린 데 이어 ‘BTS 동생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엔하이픈(ENHYPEN)까지 연달아 성공시켰다. 하지만 관여하거나 투자한 걸그룹은 번번이 실패하거나 논란으로 이어지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2012년 쏘스뮤직과 합작 형태로 만든 5인조 걸그룹 글램은 불미스러운 일로 2014년 계약 해제됐다. 이후 쏘스뮤직을 인수하면서 이 회사에 소속됐던 6인조 걸그룹 여자친구가 잠시 하이브에 몸을 담았다. 하지만 지난해 해체 과정에서 멤버를 배려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통보로 구설수에 올랐다. 현재는 그룹 세븐틴 등이 소속된 레이블 플레디스의 프로미스 나인이 하이브 산하 유일한 걸그룹이다. 이때문에 하이브 명성에 비해 걸그룹 IP 파워는 블랙핑크를 보유한 YG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있지(ITZY)를 갖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이브의 첫 걸그룹 팀명 르세라핌은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난 겁이 없다)’를 애너그램(문자의 배열을 바꾸어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 방식으로 만든 이름이다.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자기 확신과 강한 의지를 내포한다고 하이브 측은 소개했다. 르세라핌을 시작으로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제작하는 팀, CJ ENM의 Mnet과 협업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2’를 통해 탄생할 팀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가운데)이 걸그룹을 만든다. 이를 위해 아이즈원 출신 미야와키 사쿠라(오른쪽), 김채원 등을 영입했다. 그룹명은 르세라핌으로 영어 문장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를 애너그램(문자의 배열을 바꾸어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 방식으로 조합했다. [방시혁 인스타그램 캡처] |
방 의장은 타임 인터뷰에서 “기업 공개 당일 박지원 하이브 대표에게 ‘오늘부터 주가는 안 보겠다’고 선언했다”라고도 했다. “주가를 관리하고 시장을 만족시키는 건 박 대표의 일이고,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시장에 반하는 일을 하는 게 내 일 같다”는 것이다. 진행 중인 하이브의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가 장기 비전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그는 ‘하이브에 남기고 싶은 유산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내가 하이브를 떠나면 하이브는 독립적으로 번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방 의장은 “내가 더이상 없는데 내 유산을 배려하느라 혼란스러워해선 안 된다”며 “내가 없다면 그다음은 그들(남은 임직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전영선기자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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