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식 문제제기 아니라, 진위 파악하고 대안 제시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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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장애인단체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지난 28일에 이어 다시 촉구했다.
한국장총은 31일 오후 성명을 통해 “정당 대표로서 이준석 대표는 자질이 없기에 정중히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8일에도 한국장총은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이후에도 이준석 대표의 발언으로 논란이 계속되자 다시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장총은 이준석 대표가 ‘약자에 대해 잘못된 세계관’을 가지고, 정치인으로서 대안 제시 없이 시위 방식만 문제 삼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대표의 눈에는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배려와 기회의 평등, 적극적 우대조처 등이 모두 특혜로 보이겠지만 사회적 약자들의 소득과 학력, 건강수준의 격차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여전하다”며 “이 대표 논리는 다수의 출근 권리는 보장돼야 하지만, 소수의 출근 권리는 희생돼도 무방하다는 세계관”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장총은 “시위 방식이 잘못됐다고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제기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며 “방식의 문제 제기가 아니라 진위를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위는 애당초 다수의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라며 “이 대표가 비문명적이라고 비난하는 시위 방식은 서구문명사회에서도 지속돼 온 비폭력 시위다. 미국 등 장애운동의 역사 또한 비폭력 점거, 시위 등의 연속이었다”고 이 대표의 발언을 반박했다.
한국장총은 지하철 단차의 장애인 끼임사고, 계단·턱으로 인한 이동권 제한, 장애인을 위한 기능이 없는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등으로 인한 정보 접근 기회 박탈을 예시로 들며 ‘대안 제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한국장총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결국 장애인들에게 상처로 남게 됐다고 했다. 성명은 “이준석 대표는 공당의 대표, 여당이 될 대표로서의 역할과 영향력을 망각했다”며 “남성 대 여성, 특정지역 서민, 장애인 대 비장애인, 법정 대 비법정 장애인단체를 갈라치기 하며 지지자와 소통하겠다는 편협한 사고, 고압적이고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에 263만 장애인과 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았다”고 밝혔다.
성명은 “윤석열 당선인의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없는 나라’라는 장애인 공약명은 표밭에 추수하기 위한 레토릭에 불과한가?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진정한 국민통합, 소통의 지도자를 기대한다. 집권여당이 될 국민의힘의 상식 있는 정치인들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바로가기: 지하철 시위 반대하는 장애인단체도 “갈등 조장 이준석, 사퇴하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36577.html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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