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남이성지 학술 세미나 |
(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유해가 발견된 완주 바우배기(초남이성지)를 화려하기보다 소박하게 보존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31일 완주군청에서 열린 '초남이성지 2차 학술대회'에서 포로 로마노(Foro Romano·로마인의 광장)를 예로 들어 이런 주장을 폈다.
그는 "초남이성지를 가꾸려면 오늘날 로마 시내 중심부 가까이에 있는 포로 로마노를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탈리아인들은 로마 시대 유적을 보전했지, 복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복원한 건물보다 남은 흔적 자체가 더 소중하다고 판단했다"며 "소박한 무덤은 소박한 대로 보존해야 초남이성지가 더욱 성지다워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교수는 "초남이성지에 가득 채운 건물들로 외적 화려함을 추구하기보다 내실을 다져야 이곳을 찾는 이들이 순교자들의 정신을 알고 따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반대로 남해경 전북대학교 교수는 "성지 역사관을 조성하고 관광자원,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일반인이나 신도들을 위한 치유공간, 믿음살이 체험센터, 체험공간, 순례길, 종교 정원 등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남 교수는 "단계적으로 국가 문화재 지정 절차를 밟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천주교 전주교구는 지난해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를 초남이성지에서 발견했다.
전주교구는 백자사발 지석의 명문 판독, 치아를 통한 연령 검사, 부계혈통검사(Y-STR), 사료 검토, 유해 정밀 감식 등 방법으로 유해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바 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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