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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2년 3월 30일 (수요일)
■ 대담 : 하민지 비마이너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사과할 것 없다."이준석대표가 모르는, 혹은 모른척하는 이동권 시위의 본질은?(비마이너 하민지기자)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관련된 이야기 나눠볼 분을 먼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비마이너'의 하민지 기자 나오셨어요. 기자님. 어서 오세요.
◆ 하민지 비마이너 기자(이하 하민지)> 네, 안녕하세요. 하민지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 김혜민> 비마이너, 이 매체 소개를 해주시면 오늘 어떤 이슈인지 우리 청취자분들이 자연스럽게 아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하민지> 네. 비마이너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차별받는 문제를 보도하고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 당사자가 차별에 저항하고 평등을 외치는 목소리를 기록하는 언론사입니다.
◇ 김혜민>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전장연의 '당 기관지'라고 표현하던데 전혀 아니네요.
◆ 하민지> 네. 좀 폄하하는 표현이어서 저희 비마이너 구성원들도 굉장히 크게 분노를 했었습니다.
◇ 김혜민> 관련된 기자회견하신 것도 제가 봤고, 장애인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 그 무연고자 장례 관련된 것도 하시죠.
◆ 하민지> 네. 나눔과 나눔이라는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무연고자 분들 부고 소식을 저희가 기사의 형태로 발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분들의 죽음에 대해서 계속해서 보도하는 역할을 또 비마이너가 하고 있습니다. 오늘 비마이너 하민지 기자를 모신 이유, 여러분들 아시겠지만 지금 장애인 이동권 시위 관련해서 정말 들썩였습니다. 언제 이렇게 장애인 이슈로 우리나라가 들썩였나, 할 정도로 그런 상황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지금 현재 상황을 살펴보기 전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볼게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두고 어제 YTN 라디오 출발새아침에 출연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해 일종의 성역화 되고 있는 것을 자신은 비판한 거다. 일단 이 발언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하민지> 일단은 많이 안타깝습니다. 많은 분들이 혐오 정치라고 지적하시는 것에 저도 동의를 하고요. 차기 여당 대표가 되실 분이잖아요. 그런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해결 방법을 찾으시기보다 성역이 됐다, 언더도그마다, 이런 얘기를 하시면서 인터넷에서 그렇게 이슈를 몰고 계셔서 답답한 마음이 많이 있어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아침 8시에 시위에 나오기 위해서 새벽 4시에 출발을 하신대요. 왜냐하면 저상버스 도입율도 너무 낮고, 장애인 콜택시도 비장애인이 타는 택시만큼 많지가 않아서 시위하러 나가는 길까지 험난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간절한 목소리를 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의 책임감을 느끼셔야 되는 게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인 것 같은데.
◇ 김혜민> 정치인의 역할이죠.
◆ 하민지> 네. 그러지 않으셔서 많이 답답합니다.
◇ 김혜민> 장애인들의 삶을 누구보다 옆에서 보고 기록하는 일을 하시는 기자로서는 아까 말씀하신 장애인들이 여기 나오기까지의 걸리는 시간과 무게만큼도 안 되는 대표의 발언이라고 평가를 하실 것 같아요. 지금 이준석 대표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본인은 사과하지 않겠다. 사과할 일이 전혀 아니다. 전장연 측에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전장연 측은 사과하지 않으면 별도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전장연 측은 계속 시위를 하겠죠.
◆ 하민지> 오늘 아침에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삭발 투쟁을 했는데요. 이준석 대표는 장애인들이 지하철 시위를 포기했다. 이렇게 페이스북에 쓰셨는데요.
◇ 김혜민> 그게 마치 본인의 지적을 해서 포기했다는 것처럼, 저도 봤어요.
◆ 하민지> 그것은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사실이 아니고요.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요구하는 대상이 인수위였는데 인수위 관계자가 와서 면담을 하고 갔으니 일단 인수위가 검토하는 기간 동안 지하철 시위를 중단하겠다는 거고요. 그래서 삭발 투쟁은 인수위가 계속 또 검토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셔서, 이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위한 요구안을 인수위가 모르지 않거든요. 이미 여러 번 문건을 받아갔고 작년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이셨을 때 또 직접 받아가신 적이 있으세요. 그런데 또 검토를 하겠다고 하시니까 장애인들 입장에서는 이제는 검토할 때가 아니라 약속할 때다. 몇 번을 전달해 드렸냐, 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삭발 투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김혜민> 제가 좀 정리를 하면 어제 인수위와의 자리에서 장애인 예산 검토하겠다고 하니까 일단 시위를 멈췄는데, 이후에 진행되는 걸 보니까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 같아서 오늘 삭발 투쟁을 하신 거네요. 알겠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 있거든요. 출퇴근하는 서울 시민들이 왜 투쟁의 대상이 돼야 하냐. 그리고 이렇게 얘기해요. 장애인분들이 시위하는 거 할 수 있다. 나는 시위하는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왜 불법 시위를 하냐. 어떠한 사람도 불법 시위는 할 수 없다. 이 입장이에요.
◆ 하민지> 사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많은 소수자들이 시위를 할 때 저게 불법이냐, 합법이냐, 이런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현행법에 따라서는 불법일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장애인 활동가들이 이동권 투쟁을 21년 동안 해왔는데 그동안 도로교통 방해, 업무방해, 이런 걸로 수억 원의 벌금을 내고 감옥에 다녀오신 분도 있으세요. 불법일 수는 있는데 왜 이렇게 벌금 때문에 통장이 압류되면서까지, 감옥에 다녀오면서까지 간절한 목소리를 왜 이렇게 외치는가. 그게 조금 더 중요할 것 같고, 그리고 사실 시위는 사회에 소란을 일으키고 평온한 사회 질서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 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힘없고 약한 사람의 목소리는 사회의 주류가 되기가 너무 힘들어요. 이동권 투쟁, 아까 21년 됐다고 말씀드렸는데 21년 만에 이렇게 주요 언론사들이 앞 다퉈서 1면에 보도하고 단독 보도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불법이냐, 아니냐보다 이들이 감옥에 가기를 감수하면서까지, 매일 아침 비장애인 시민들에게 많은 비난을 들으면서까지 외치고자 하는 목소리가 뭔지 이준석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그걸 조금 더 중요하게 여기시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우리 하 기자님, 시위 현장에도 가셨을 거고 계속해서 취재하셨는데 시민들이 정말 그렇게 비난하고 욕하고 그럽니까. 무조건 긍정적이고 무조건 낙관적일 수는 없지만, 글쎄요. 제가 아는 시민 분들은 불편하실 수 있죠. 불편하실 수 있지만, 대다수는 아무 말 안 하고, 최소한 비난을 입 밖으로 대놓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하민지> 많이들 계시고요. 방송에 이야기하기 어려운 욕설이나 고성, 그리고 휠체어를 잡고 흔들고 나가라고 한다든지 그런 식의 물리적인 강한 항의도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혜민> 이렇게 따뜻한 스튜디오에만 있는 저의 한계가 이렇게 드러났네요. 현장에 직접 험한 날씨에도 달려가는 우리 하민지 기자가 본 현실과 제가 생각하는 현실이 이렇게 차이가 있었습니다. 아까 전에 21년이 걸렸다고 하셨잖아요. 이제는 검토할 때가 아니고 해줘야 할 때다, 했는데 장애인들이 지금 요구하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 하민지> 이동권도 당연히 요구를 하고 있고요. 지금 이동권 투쟁 같은 경우는 장애인 활동가들이 21년이 됐다. 2001년에 오이도역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타다가 장애인이 사망한 사고 이후 21년이 됐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뿐만 아니라 아까 말씀드린 인수위에 요구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하라고 하는 그 권리 예산에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권리,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 이동권이 사실 모든 권리랑 연결이 돼 있어요.
◇ 김혜민> 권리의 시작이죠.
◆ 하민지> 네, 맞습니다.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이동할 수 있어야 학교에도 가고 직장에 가고 사회생활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지하철에서 왜 이동권 말고 다른 권리들까지 이야기하냐, 이런 말을 많은 시민께서도 하시고 이준석 대표도 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동권이 다른 모든 권리랑 연결되어 있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고 이를테면 교육권 같은 거, 장애인의 54.4%가 학력이 중졸 이하예요. 학교에 가기가 너무 힘들고 노동권의 경우도 최저임금법 7조에 따르면 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에요. 그래서 장애인에게는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라는 게 법에 있어요. 그래서 제가 들은 사례 중에 시급이 제일 낮은 분은 250원이었어요.
◇ 김혜민> 지금요. 1시간에 250원이요?
◆ 하민지> 한 장애인고용공단 조사에 따르면 1시간에 250원이었거든요.
◇ 김혜민> 그런데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네요.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못하니까.
◆ 하민지> 네, 그래서 최저임금법 7조에 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라고 되어 있어서 7조를 폐지하라는 장애계의 목소리가 꾸준히 있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탈시설 권리인데, 탈 시설은 말이 좀 어려우실 수 있는데 장애인 거주시설에 지금 2021년 통계로 한 2만 9천 명 정도가 살고 계세요. 보통 태어나면서부터 시설에 맡겨져서 죽을 때까지 사시는 건데, 비장애인들은 시설에 맡겨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잖아요. 그래서 장애인들도 그럴 수 있어야 된다 해서 시설에서 3~40년 사시다가 우연히 탈시설이라는 걸 알게 돼서 3~40년 만에 시설에서 나와서 중년이 되어서야 외식도 해보고 여행도 해보고 버스 지하철 처음 타보고, 이런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모든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려면 사실상 예산지원이 되어야 합니다. 국가가 돈을 써서 저상버스도 도입을 하고 법 개정도 하고, 여러 가지 지원 제도를 잘 만들어 놔야 되는데 그게 늘 안 되고 있고 기획재정부가 예산 편성에 반대하고 이래서 장애인들 입장은 우리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을 하려면 그에 맞는 예산이 편성이 되어야 합니다. 이게 인터넷에서는 장애인들이 돈 달라고 떼쓴다, 이렇게도 많이들 이야기를 하시는데 일면 맞는 말이긴 하거든요. 근데 그 돈 달라고 떼쓴다, 라는 게 나 혼자 부귀영화를 누리는 게 아니라 모든 장애인이 그냥 비장애인처럼 똑같이 살게 해 달라. 그런 요구를 하고 있는 거거든요.
◇ 김혜민> 돈 달라고 떼쓴다, 라는 표현이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이준석 대표가 왜 시민을 볼모로 삼느냐는 말을 했었죠. 그런데 장애인들도 시민이잖아요. 그러니까 시민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그 예산을 달라고 요구하는 거거든요. PD가 프로그램 만들 때 제작비 달라고 요구해요. 그리고 회사에서 거기에 맞는 제작비를 주고요. 그런 것처럼 장애인분들도 시민이고, 시민이니까 당연히 우리도 지하철을 탈 권리가 있다고 사실 이건 주장할 일은 아니죠. 이건 당연한 거니까요. 그런데 당연한 걸 지금 당연하지 않기 때문에 주장하는, 그런 상황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하민지 기자를 모신 게 하민지 기자도 본의 아니게 이 문제의 당사자이기도 해요. 비마이너 매체 자체가 서울교통공사에 공개된 문건에 있었고 아까 제가 앞서 '당 기관지라던데 아니네요.' 이렇게 질문을 드렸던 것도 서울시교통공사에서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이렇게 하면서 거기에 비마이너가 등장했어요. 그때 어떠셨어요.
◆ 하민지> 굉장히 놀랐었죠. 비마이너뿐만 아니라 한겨레,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이런 진보적 성향을 띠는 언론이 교통공사 측을 옹호하지 않고 장애인 시위를 옹호한다고 하면서 그런 언론을 교통공사의 약점 중 하나로 표현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많이 당황했습니다.
◇ 김혜민>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하철 시위를 사례로' 이렇게 해서 언론팀에 한 분이 이 문건을 작성했고 물론 공사는 직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쓴 것이지, 본사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세요.
◆ 하민지> 일단 첫 번째로는 공사는 공공기관이잖아요. 그러면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그런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사회적 약자와의 싸움으로 이 사안을 인식한 것. 그게 일단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이 문건에는 장애인 시위를 무력화하기 위해서 여론전에서 어떻게 승기를 잡을 수 있는가. 장애인이 시위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에서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을 만한 약점들을 디테일하게 찾아서 어떻게 그걸 보도 자료를 통해 배포해서, 이 시위에 대한 여론을 안 좋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적혀 있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그 전략대로 보도 자료가 나갔고 언론들이 이걸 받아쓰고 하면서 장애인 시위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퍼지면서 인터넷에서 악플이 많이 달리기도 했었어요. 그래서 이런 점들이 크게 문제죠.
◇ 김혜민> 그러니까 서울교통공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교통약자들의 교통권을 보장하는 게 의무인데 그 의무를 일단 저버렸다는 거. 그리고 두 번째는 아주 치밀하고 전략적인 계획들을 세웠는데 그 문건의 대응 지침이 실제로 이행됐다는 거예요. 그게 사실 참 무서운 일이죠. 그게 사회적 약자, 힘없는 사람들 입장에서 얼마나 무섭겠어요. 그리고 또 우리 비마이너 기자 분들이나 이런 약자들을 위해 일하는 언론사 기자들, 제가 같은 언론인 종사자로서 참 부끄럽고 존경의 말씀을 표하고 싶은데요. 얼마나 애쓰고 노력하시는데 굉장한 허탈감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 하민지> 네, 맞습니다. 저희도 장애인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이슈에 대해서 많이 검색을 해봐요. 다른 언론사에서 어떻게 보도를 하는지. 근데 이상한 보도들이 막 쏟아지길래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하고 살펴봤더니 내부 문건에도 나와 있듯이 서울교통공사의 보도 자료를 언론들이 그대로 받아 쓴 거였구나, 라는 걸 알고 나서는 이게 참 서울교통공사도 문제지만 이러한 언론 관행도 너무나 크게 문제구나, 해서 많이 답답했었습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1918님께서 주변에서 장애인들 보기 힘든 게 장애인이 없어서가 아니라 집이나 시설에서 나오지 못해서인 게 정말 안타깝군요. 이렇게 써주셨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비장애인 분들이 이런 것들을 좀 아셨으면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함께해 주신 비마이너의 하민지 기자님, 고맙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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