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촉' 실무위원 "깜깜이 회의·性비하발언" 반발…인수위 시끌(종합2보)

'고발사주 담당' 조상규 변호사 기자회견…인수위 "대응 필요성 없다"

'연구비 횡령' 의혹 전문위원…"소명 듣는 중"

소명 기자회견 하는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 조상규 변호사 (서울=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에서 해촉된 조상규 변호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소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9 [인수위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의 해촉 문제로 잡음이 일고 있다.

인수위가 해당 분과 실무위원으로 일했던 조상규 변호사에 대한 해촉을 통보하자 조 변호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권영세 부위원장과 김창경 인수위원 등 인수위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반발했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들과 업무회의하는 안철수 인수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3일 박성중 간사 등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들과 오찬 겸 업무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용현 대변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남기태 인수위원, 박성중 간사, 김창경 인수위원. 2022.3.23 [인수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oadboy@yna.co.kr

인수위는 해촉 방침을 밝히면서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조 변호사가 윤 당선인 경호 차량을 배경으로 인수위 건물 현판 앞에서 찍은 '셀카' 사진이 문제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 해당 사진엔 윤 당선인의 경호 차량과 번호판이 그대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니더라도 경호 차량의 번호판이 명확히 다 나온 사진이 인터넷에 허다하다"며 "통의동 입구에 이렇게 많은 보안요원들이 있는데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안내를 하거나 제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인수위로부터 해촉 사유가 뭔지 어떤 통보도 설명도 못 받았다"면서도 "이유를 불문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실무위원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교육분과 김창경 인수위원과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조 변호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창경 위원은) 자신이 출연한 방송을 안 봤다고 부처 관계자들에게 호통치고 교육부 업무보고 30분 전 혼자 부처 사람들을 정신교육 시켰다"며 "업무보고 내내 혼자 발언하고 인수위원 3명만 남기고 모두 퇴실시켜 깜깜이 회의를 진행했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친구 공개된 개인 SNS 글에선 "김창경 위원이 (실무위원인) 안모 교수에게 '여자 실무위원이 케이크를 자르라'며 다른 위원들이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성적 비하 발언을 했다"라고 쓰기도 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업무회의하는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들 (서울=연합뉴스) 박성중 간사 등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들이 23일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오찬 겸 업무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남기태 인수위원, 박성중 간사, 김창경 인수위원. 2022.3.23 [인수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oadboy@yna.co.kr

이와 관련, 김창경 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교육 문제는 너무 민감하기 때문에 인수위원들끼리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고 전문위원들이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라며 "저는 얼굴도 모르는 분이 이 정도 이야기를 할 정도라면, 그런 분들이 다 (회의에) 들어왔으면 얼마나 난리가 났겠는가"라며 반박했다.

또 "케이크를 모든 사람들과 나눠 먹기 위해 마침 옆에 계신 교수님께 잘라달라고 말씀드렸다가, '이게 갑질이지' 싶어서 파견 나온 국민의힘 실무위원께 부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박성중 간사가 '권영세 의원하고 왜 사이가 안 좋으신가'라고 물었다. 권영세 팀에서 제가 (인수위에) 들어와 난리가 났다고 전해 들었다"라며 권 부위원장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조 변호사와 권 부위원장은 21대 총선 당시 용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 경선을 함께 치른 바 있다.

조 변호사는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 출신으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의 압수수색 등을 받은 바 있다.

조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 "사실 저는 고발사주 담당 변호사다. 윤석열 당선인을 위해 사무실 압수수색을 당하고 공수처에 끌려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례브리핑하는 원일희 수석부대변인 (서울=연합뉴스)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3.29 [인수위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조 변호사의 기자회견에 대해 인수위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진 사퇴하신 분이 한 말씀 하나하나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게 인수위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인 박모 교수에 대해서도 연구비 횡령 의혹 등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절차상 박 교수의 소명을 듣는 중이라고 원 수석부대변인은 전했다.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맡은 이철규 의원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구비를 부정집행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곳이 KT였다. 확인하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문제가 발생해 처리됐으면 기록이라도 남아서 조회가 될 텐데, 그런 게 없다고 하니 한 번 더 확인을 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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