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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청와대 회동 테이블에 ‘MB 사면’ 안 오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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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청와대 회동 테이블에 ‘MB 사면’ 안 오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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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민감한 '사면' 대신 시급한 민생·안보 논의 집중한 듯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왼쪽)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왼쪽)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8일 만찬 회동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뉴스1에 따르면 비판적인 여론 탓에 양측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면' 이슈보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안보, 임기 말 인사권 및 청와대 집무실 이전 문제 등 당장 급한 현안에 보다 중점을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5월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몫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일체 거론이 없었다"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은 "오늘 제가 두 분의 만남을 공지하면서 의제 없이 흉금을 털어놓고 만난다고 공지했듯이 윤 당선인이 어떤 얘기를 꺼내실지, 문 대통령이 어떤 얘기할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들어갔다"면서 "윤 당선인은 사면 문제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도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71분 동안 사전에 의제를 특정하지 않고 대화를 나눴던 만큼 윤 당선인이나 문 대통령이 언제든 언급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굳이 대화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지난 16일 회동이 미뤄졌던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당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면 문제를 윤 당선인 측이 회동 전에 공개적으로 제안을 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회동 결렬 하루 전인 지난 15일 장 비서실장은 기자들을 만나 "(사면은) 우리가 건의하는 것이고, 수용을 하는 거는 대통령께서 하시는 것"이라며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여론몰이로 사면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더불어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며, 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과 엮어 주고받는 형태의 '딜'을 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난무하면서 서로 간의 오해를 불러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사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이유도 어렵사리 성사된 회동에 정치적으로 껄끄러울 수 있는 사면 문제가 언급됨으로써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당초 대화 주제로 예상됐던 코로나19 추경안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빈틈없는 안보 환경 조성'에 협의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또 신·구 권력 갈등 요인으로 꼽혔던 임기말 정부 주요 인사 문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구상까지 폭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그동안의 냉랭했던 대치 국면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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