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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찬) 죽일 방법이 고작 이 종이"…'스토킹살인' 피해자 母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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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theL] 법정서 피해자 어머니 증언 도중 욕설하며 오열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1.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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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를 스토킹 끝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에게 숨진 A씨의 부모가 재판부 앞에서 오열하며 사형을 선고해줄 것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병찬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의 부모를 양형 증인으로 불러 발언 기회를 부여했다.

이날 법정에는 숨진 A씨의 부모가 양형증인으로 출석했다. 차례로 증인석에 앉은 아버지 B씨와 어머니 C씨는 재판부에게 사형을 선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

먼저 증인석에 앉은 B씨는 호소문을 꺼내며 "(김병찬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매일 생각하며 준비한 도구가 고작 이 종이조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도 이미 저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저 숨만 쉬고 있을 뿐 산 목숨이 아니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또 B씨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면 (김병찬이) 어떻게든 가석방으로 풀려날 생각을 할 것이다. 희망고문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재판부에 사형 선고를 호소했다. 김병찬에 대한 정신감정과 양형조사를 신청한 변호인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뒤이어 증언한 C씨는 "어떤 딸이었냐"고 묻는 검찰의 질문에 "엄마에게 외국여행을 시켜줬다. 오늘도 내 딸이 사준 신발을 신고 왔다"며 오열했다.

C씨는 상기된 얼굴로 "가족이 파괴되었다"며 피고인석에 앉은 김병찬을 향해 거친 목소리로 "내 딸이 잘못했냐"라는 등 욕설과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김병찬은 증언 내내 눈을 감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병찬은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바 있다. 검찰은 그에게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김병찬은 첫 공판에서 살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보복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병찬 측은 이날 재판부가 병합 심리를 시작한 보복협박 및 주거침입 혐의 사건에 대해서도 대체로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내달 11일 김병찬에 대한 3차 공판을 열 계획이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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