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1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소 적자다. 20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2020년과 비교해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지재권 무역수지가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적은 아직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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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BTS는 물론 영화 승리호, 드라마 DP, 갯마을 차차차, 오징어 게임, 지옥 등 흥행에 성공한 음악·드라마·영화의 수출이 늘면서 문화예술저작권 흑자가 확대된 반면, 산업재산권 적자가 축소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통상 우리나라 지재권 무역은 산업재산권에서는 적자를 내고, 저작권에서는 흑자를 보는 구조다.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제품을 만드는 국내 대기업이 미국 등 선진국의 원천기술을 사용할 때 지불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입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적자를 내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 지난해 산업재산권 무역수지는 22억1000만달러 적자를 낸 반면, 저작권 수지는 24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산업재산권 적자 규모는 전년(-35억8000만달러)보다 10억달러 넘게 축소된 반면, 저작원 흑자폭은 전년(17억4000만달러)보다 7억달러 이상 확대되면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폭도 줄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방탄소년단 공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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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산업재산권의 경우 현지법인 등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적자 규모가 줄었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은 12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23억9000만달러) 대비 적자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은 11억2000만달러를 적자를 낸 반면, 디자인권은 1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저작권 수지는 문화예술저작권과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SW) 저작권을 중심으로 흑자규모가 늘었다.
이 가운데 문화예술저작권 흑자는 7억5000만달러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를 경신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의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음악·영상 부문에서만 역대 최대인 7억9000만달러 흑자를 올린 영향이다. 지난해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쓴 BTS 등 K팝이 문화예술저작권 수출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 및 SW 저작권도 데이터베이스 저작권 수출이 늘면서 1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데이터베이스 저작권은 28억2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는데, 이 역시 연간 기준 최대 흑자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의 데이터베이스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했다.
기관형태별로는 국내 대기업이 사상 최대인 3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데이터베이스와 프랜차이즈권 저작권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4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는데,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수입이 늘면서 흑자폭이 줄었다. 반면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은 40억8000만달러 적자를 지속했다.
서울 시내 삼성전자 스토어에서 갤럭시 S22 시리즈를 살펴보는 시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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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수지는 11억7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으나, 서비스업은 11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 및 트레일러(11억7000만달러), 전기전자제품(8억2000달러), 화학제품·의약품(4억3000만달러) 등이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특허, 실용신안권, 데이터베이스 등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스마트폰을 생산할 때 애플리케이션(앱)을 선탑재하게 되는데, 그때 받는 지재권 대가가 데이터베이스 수출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흑자가 25억8000만달러로 가장 규모가 컸다. 국내 대기업의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증가하면서 베트남에서도 19억2000만달러 흑자를 올렸다. 반면 미국(-30억3000만달러), 영국(-9억9000만달러), 일본(5억8000만달러) 등에서는 적자를 보였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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