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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5년만에 인사"…정치적 메시지 없었다

매일경제 우성덕,이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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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5년만에 인사"…정치적 메시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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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사저 앞에서 인사말을 시작하려 하자 한 40대 남성이 소주병을 던져 경호원들이 긴급히 둘러싸고 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으나 이 남성은 현장에서 특수상해미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대구 = 김호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사저 앞에서 인사말을 시작하려 하자 한 40대 남성이 소주병을 던져 경호원들이 긴급히 둘러싸고 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으나 이 남성은 현장에서 특수상해미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대구 = 김호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헌정사 최초로 탄핵을 당한 그는 수감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됐다.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8시 30분께 사면된 후 입원 치료를 받아온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다.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 스타일을 하고 남색 코트를 입은 그는 환한 표정으로 출입구를 걸어나왔다.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그는 "많이 염려해 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지난 4년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준 삼성병원 의료진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의 육성 발언이 나온 건 2017년 3월 31일 구속수감된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후 대구 달성군에 마련된 사저로 향했다. 사저 앞은 이른 아침부터 수천 명의 지지자와 환영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지만 힘들 때마다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며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 있고 이제는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인재들이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관한 언급은 물론,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를 일절 내놓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찾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돼 사저에 가시게 돼 아주 다행"이라며 "사저로 가셨다고 해도 건강이 어떠신지 살펴봐서, 괜찮으시다고 하면 찾아뵐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과 만나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직접 요청할 계획이다. 관례상 대통령 취임식에 전직 대통령을 초청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윤 당선인은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 것인지 묻자 "원래 전직 대통령 다 모시게 돼 있다. 당연히"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나타내자 옛 친박(박근혜)계 정치권 인사들도 집결했다. 퇴원 현장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경환 전 부총리, 조윤선 전 정무특보를 비롯해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이 나왔다. 의원 중에는 박대출·윤두현·윤상현·윤주경 의원 등이 눈에 띄었다.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던 삼성서울병원에 김한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보내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임기)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고 청와대는 알렸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서울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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