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세계일보 언론사 이미지

朴 떠난 자리엔 ‘애물단지’ 화환 수백개 덩그러니

세계일보
원문보기

朴 떠난 자리엔 ‘애물단지’ 화환 수백개 덩그러니

속보
트럼프 "돈바스 영토 많이 근접…어렵지만 해결 가능할 것"
박 전 대통령 석방 뒤 입원한 지난해 12월부터 방치
구청 “통행 불편 민원…우리공화당 측에 자진 철거 요청”
24일 오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건너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24일 오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건너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퇴원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인근에는 축하 화환과 현수막 등이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됐다.

이날 오전 인근 주민과 행인은 좁은 인도에 들어찬 수백개의 화환과 지속해서 울리는 지지자들의 확성기 방송에 “이게 무슨 난리냐”며 혀를 차기도 했다.

새벽 이른 시간부터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 등으로 병원은 정문에서부터 북적였다.

오전 10시 반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사랑합니다” 등을 외치며 연신 환호를 내질렀고, 박 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미소 짓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건강 상태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많이 회복됐다”는 짧은 답변 후 차량에 탑승해 자리를 떠났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한 뒤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했다.


박 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몇몇 지지자들은 병원 인근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병원 정문 건너편 인도에 놓인 화환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화환은 우리공화당 측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300개 이상이 인도에 300m가량 길게 늘어선 채 방치돼 있었다. 화환 사이에는 지지자들이 사용한 천막과 의자, 난로 등도 방치된 듯 그대로 놓여 있었다.


24일 오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건너편에 우리공화당이 설치한 천막 등이 놓여 있다.

24일 오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건너편에 우리공화당이 설치한 천막 등이 놓여 있다.


수백개의 화환 사이로 반복해서 들리는 집회용 확성기 방송에 행인들은 눈살을 찌푸린 채 지나갔다.

인근 주민이라는 양모씨는 “아침에 산책 나오려다 오늘 유난히 주변이 시끄럽길래 와봤다”며 “대체 언제 치워지는 것이냐”고 불만을 표했다.

공화당 화환관리팀 관계자는 “전국에서 최근까지 배달됐다”며 “관리자가 지금 박 전 대통령을 따라 대구로 내려간 상태라 언제 철거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 화환은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받아 석방된 뒤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지난해 12월부터 수를 조금씩 늘려가며 몇달간 이 자리에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행 불편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관할 강남구청은 인도를 점령한 불법 천막과 수백개의 화환들에 대해 공화당 측에 꾸준히 정비와 자진철거를 권고했었다.

최근 박 전 대통령의 퇴원 소식에 화환 수가 조금 증가하긴 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000여개가 넘어갔었다는 게 구청 측 설명이다.

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공화당 측이 박 전 대통령의 퇴원 일시까지 기다려달라고 요청해 협의 후 철거를 연기했다”며 “이제 (박 전 대통령이) 병원을 떠나셨으니 이른 시일 내에 철거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김수연 인턴 기자 sooy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