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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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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총재 후보에 이창용…통화긴축 기조 지속 예상 무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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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23일 한은총재 후보 지명

이론-실물 경험 균형 전문가 분류

부채-물가 '경고'…당분간 금리인상 무게

물리적으로 내달 1일 취임 어려워

4월 금통위 '7인체제' 가능할 지 주목

한국금융신문

이창용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국제통화기금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 사진출처= 청와대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금융·경제 분야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있는 전문가로 분류되고 있다.

누적된 부채와 높은 물가에 경고등을 켠 발언들을 통해 현재로서는 통화완화 정도를 축소하는 한은 금리 정책 기조가 전반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감각" 전문가 '한 목소리'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이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 이 국장을 지명했다고 전하며 "경제, 재정 및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와 감각을 바탕으로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응하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통화신용정책을 통해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60년 충남 논산 출신인 이 후보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쳐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까지 역임한 경제·금융 전문가다. 이명박 정부 당시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점도 주목된다.

8년간 재임한 이주열 현 한은 총재는 오는 3월 31일로 임기 만료가 도래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은 총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측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하게 됐다"고 알려졌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대변인실을 통해 이번 문 대통령의 한은 총재 후보 지명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언급해 이견을 보였다.

한국은행법 제33조에 따라 한은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미국발 통화긴축 파고…'수장공백' 최소화 관건
실제 신속하게 임명이 되더라도 국회 청문회 절차를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한은 총재 수장 공백은 단기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오는 4월 1일자로 우려한 대로 총재 공백이 현실화되면 한은은 이승헌 현 부총재의 대행 체제로 총재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아울러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장도 겸하는데, 총재 공석 상태에서는 금통위원 중 한 명이 직무대행으로서 금통위 의장직을 대행한다.

금통위는 오는 24일 회의에서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의장 직무를 대행할 금통위원 결정을 예정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다음 차례는 주상영 금통위원이다.

단기간 부총재의 총재 직무 대행체제는 불가피하더라도, 오는 4월 14일 열리는 금통위 만큼은 신임 총재를 포함한 통상의 7인 체제로 안정적으로 가동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국면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자체가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기는 하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엄중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총재 없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장을 맡는 한은 총재는 금통위 의견 조율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연 1.25%다. 금통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준금리를 잇따라 내려 사상 최저 동결 기조를 이어오다가, 이후 2021년 8월 선제적으로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2022년 1월 코로나19 발발 직전 수준인 현행까지 금리를 높였다.

최근 미국 연준(Fed)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의 목표 범위를 0.25∼0.5%로 인상해서 국내외 금리 격차가 줄었다는 점도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서 숙고가 필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5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p 올리는 '빅 스텝'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시장 안팎에서 이미 한은의 긴축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려 있어 불확실성 해소가 중요하다.

'매파(통화긴축 선호)'?…구조개혁도 무게
일단 이창용 후보가 새 총재로 임명되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가계 및 국가부채에 대한 경고성 발언, 인플레이션 경계 발언 등에 근거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2021년 3월에는 IMF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신흥국 경제의 가장 주된 문제는 민간 부채"라며 "공공과 민간 부문은 높은 부채 부담과 싸워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이 후보가 고령화 등 한국의 구조적 성장 잠재력 약화에 대해서도 지목한 바 있기 때문에 단기간 급속한 금리 인상 기조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증권의 채권 리포트는 최근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이 국장의 부임을 상대적 강세 재료로 판단할 공산이 크다"며 "선진국형 경제 구조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고령화에 의한 민간 경제의 역동성 저하 우려를 표한 그의 판단이 기준금리 인상의 상단을 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이어 리포트는 "인플레이션 국면 및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민간과 정부의 부채 급증 제어 필요성 등은 현 정책 정상화의 방향성이 단기적으로 유효하겠다"고 판단했다.

이 후보자의 향후 통화정책 항로는 조만간 지명 소감이 공개되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차질 없는 통화정책 수행 여부 주목
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송별 간담회에서 지명자 평가에 대한 질문에 "학식과 정책 운영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 여러 면에서 워낙 출중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덕담만 나누기에는 우리 경제가 헤쳐나가야 할 어려움이 너무 큰 것이 사실이며 이를 뒤로 한 채 떠나게 되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며 "그러나 후임 총재와 한국은행 임직원들이 이러한 어려운 경제상황에 슬기롭게 대응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4월 금통위 정례회의가 임박한 상황인 데 대해서도 이 총재는 "부득이하게 일시적으로 공백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금통위는 합의제 의결기관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이 후보자는 IMF 본부가 있는 미국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오는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출발해 30일 오후 귀국을 예정하고 있다. 한은은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조만간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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