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만난 뒤 악수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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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기초의회 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잇따라 찾아가 선거제 개혁 결단을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각각 만나 “다당제 연합정치와 다원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3~5인 중대선거구제 등을 결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여 대표는 이날 오전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대선 후보가 협치, 연합정치, 다당제를 많이 말해서 사실상 정치개혁 큰 방향성은 합의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예비 여당인 국민의힘이 좀 더 주도성을 갖고서 다당제 연합정치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실현될 수 있도록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여 대표는 이날 오후 윤 위원장을 만나서는 “민주당이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 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했으나 그런 입장을 밝히는 것을 넘어서서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만나 밤샘 회의를 하더라도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입장에선 기초의회 선거에 3~5인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할 경우 제3당인 정의당이 진입할 가능성이 다소 높아지는 점을 주목한다. 정당 지지율에 일정 정도 비례해 지방의회 의석수를 확보하게 돼 거대 여야 외 다양한 정당의 의회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 대표의 요청을 받은 거대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준석 대표는 회동에서 “중대선거구제와 다당제 실현 목표에 부합하는 게 있다면 중복될 수 있는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저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지금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거구제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당내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전까지는 철학에 따른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어제와 그저께 이틀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선거제 개혁안을 상정해 논의하자고 거듭 얘기했는데, 결국 국민의힘이 ‘소선거구제로 돌아가자’면서 끝까지 어깃장을 놨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거구 획정도 안해놓고 오히려 자기들의 지지 기반인 영남 지역 광역의원 숫자만 대폭 늘려달라고 정말 억지를 쓰는 바람에 굉장히 당혹스러운 상황이고 이런 상태로 가면 이번 지방선거는 치를 수조차 없다”며 “저분들(국민의힘)이 지금 집권을 했는데, 아직 본인들이 집권여당이라는 생각을 이만큼도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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