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외부 결제 안내, 링크 시 앱 삭제” 엄포
방통위, 구글 정책시행 4월1일 전까지 유권해석
위반행위 인지되면 사실조사 착수로 이어질 듯
위반기간 짧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날 가능성도
사진=AFP |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세계 최초로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행위로 규정한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법 개정안)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구글에 대한 법적 제재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달 안으로 유권해석을 마무리해 공표할 계획이다.
23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치고 기자와 만나 “구글에 대한 사실조사에 나서기 위해선 현행 법령에 위반된 사항이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곧 방통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구글의 갑질 행위에 대한 조속한 조치를 방통위에 촉구한 국회 과방위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의 성명과 관련한 방통위 답변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 17일 공지를 통해 “자사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못한 개발자는 4월1일부터 앱 업데이트(보안이슈 제외)를 할 수 없으며, 6월1일까지도 이를 따르지 않는 앱은 구글 플레이에서 모두 삭제된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자사 인앱결제 시스템 외에도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수수료 최대 26%)를 허용한다고 발표한 뒤 앱 개발자들에게 신청을 받아 적용 중이다. 4월1일부터 전체로 확대해 해당 정책을 본격 시행한다. 구글은 이러한 정책이 국내법을 준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앱 개발사들이 외부 웹 결제를 안내하거나 링크만 걸어도 앱을 삭제하겠다는 것은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조 위원은 방통위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시행령과 고시 발표만으로 할 일이 끝난 것이 아니다. 법령을 공공연하게 무시하고 있는 현상을 눈앞에 두고도 손 놓고 있으면 직무 유기나 마찬가지다. 서둘러 조사하고 유권해석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지난 3월15일 법 시행 이후로도 위반행위에 대한 즉각 처벌보단 최대한 법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던 방통위도 전향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전혜선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현 상태로는 시장이 계속 시끄럽고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에 유권해석을 조속히 완료해서 공표할 계획”이라며 “구글이 정책을 시행하는 4월1일 전까지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권해석을 통해 구글의 위반행위가 명백히 인지되면, 다음은 사실조사 착수 단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사실조사 및 법적 제재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고민도 존재한다. 현행법상 위반기간에 발생한 관련 매출의 2%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시행령 및 고시를 완비한 이후인 올 3월15일부터든 법 자체가 시행된 지난해 9월14일부터든 기간이 워낙 짧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전 과장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은 앱 개발자는 물론 이용자에 대한 부당한 권익침해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어렵게 통과된 법”이라며 “법의 취지에 손상이 가지 않게끔 속도를 내면서도 다양한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균형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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