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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정부가 구글의 인앱결제(앱 내 결제시스템 사용) 강제를 막기 위해 ‘구글갑질방지법’ 시행에 나섰지만 구글이 3자결제 수수료를 높여 앱 개발자들이 자사 인앱결제만 이용하도록 꼼수를 부려 무력화 시키고 나섰다.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OTT, 웹툰 등 각종 콘텐츠와 서비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국내 콘텐츠 시장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법 조롱하는 구글의 꼼수= 22일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에 따르면 앞으로 앱 개발사에게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만 허용된다. 이들 결제방식 수수료는 각각 최대 30%, 26%다. 앱 개발사가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사용해온 아웃링크 자체 결제방식은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4월부터 앱 업데이트를 할 수 없게되고, 6월부터는 앱 마켓에서 삭제된다.
이는 최근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의 취지에 반하는 행태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다른 결제방식을 접근·사용하는 절차를 어렵거나 불편하게 해서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글 측은 제3자결제 방식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구글이 제3자결제 방식에 26%라는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인앱결제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3자결제 방식을 택하더라도 결제대행업체(PG), 카드 수수료 등을 더하면 수수료는 30%가 넘어가 오히려 손해"라며 "사실상 구글이 인앱결제를 유도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앱마켓 사업자 애플 역시 구글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역시 법을 준수하겠다는 의사만 밝혔을 뿐 여전히 결제정책 변경 등의 법 이행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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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수수료 때문에 도미노 가격 인상= 개발사 입장에선 구글에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낼 경우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T의 OTT 시즌은 서비스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시즌은 지난 18일 공지를 통해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적용으로 인해 시즌 안드로이드 앱에서 제공하는 상품(이용권, 코코) 가격 및 콘텐츠 구매 방식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즌 뿐만 아니라 웨이브, 티빙, 왓챠 등 다른 국내 OTT들도 현재 구독료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수수료에 민감한 콘텐츠 창작 단체들도 구글의 행태에 쓴소리를 날리고 있다. 한국웹툰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특정 결제 시스템 강제화로 인해 수수료가 높아지게 되면 그 부담이 1차적으로 창작자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구글의 정책 변화는 문화산업에선 다양성에 상당히 반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당초 법 취지가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말라는 것인데 구글이 이를 회피하고 나서며 규제할 방법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3자결제 방식을 앱 외부에서 진행되는 웹사이트 결제 방식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별도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이용 요금을 결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구글플레이 대신 토종 앱마켓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쉽지 않다. 구글플레이의 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최근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2위까지 올라온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는 이용자 규모나 인지도에선 여전히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게임이나 웹툰들은 글로벌을 타깃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확장성을 고려하면 무작정 원스토어에만 기댈 수는 없는 노릇"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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