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담론의 시대 저물었다…정치인 생활 청산하고 국민속으로"
86용퇴론에 "세대아닌 개인문제…청년창업 지원·멘토링할 것"
86용퇴론에 "세대아닌 개인문제…청년창업 지원·멘토링할 것"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
(부산·서울=연합뉴스) 오수희 강민경 기자 = 이른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인사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정계 은퇴와 함께 6월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3선 의원을 지낸 김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저는 이제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근본적으로 저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 때문에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대선 기간 내내 제가 정치 일선에서 계속 활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번민의 시간을 가졌다"고 정계 은퇴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 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 정치의 시대가 됐다. 국민에게 더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고 일상의 행복"이라며 "그걸 더 잘해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그렇지 못한 집권당에 응징 투표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정치에 뛰어들게 했던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 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저는 거기에 적합한 정치인인가를 자문자답해봤다"면서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는 걷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며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정치를 해온 개인의 문제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
김 전 장관은 "오랜 기간 과분한 평가로 일하도록 만들어주신 서울과 부산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국민의 행복 증진과 나라의 좋은 발전을 위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향후 활동 방향을 묻는 말에 "블록체인과 AI(인공지능),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해 공부해보려 한다"며 "청년 창업을 도와주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연결하고 멘토링 하는 쪽으로 사회적 기여사업을 해볼까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계 은퇴 선언이 당내외에서 계속 제기된 '86용퇴론' 차원인지를 묻는 말에는 "SNS에 쓴 대로 에너지가 소진된 내 개인의 문제"라면서 "거대 담론이 아닌 생활 정치를 사명으로 삼은 86그룹이 있다면 정치를 계속해야지 세대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김 전 장관은 개혁성향의 86그룹 정치인이다.
1987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16~17대 국회에서 서울 광진갑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이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면서 고향 부산으로 내려가 고전하다 20대 국회 때 부산진갑에서 당선돼 3선이 됐다.
문재인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이었던 그는 지난해에는 4·7 보궐 선거 당시 부산시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부산시장 보선 패배 입장 밝히는 김영춘 |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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