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식당 앞에 방역지침을 비판하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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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와 관련해 거리두기를 폐지 대신 완화하기로 하자 자영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방치에 가까운 재택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데 자영업자에 대해서만 규제가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관련, "오는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11시인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된 새 거리두기 지침은 이달 2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적용된다. 권 차장은 "오미크론의 대유행과 의료대응체계의 부담, 그리고 유행 정점 예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기에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발표가 이뤄지자 자영업자들은 곧바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실효성에 논란을 제기하며 거리두기 폐지를 재차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일부 자영업자는 정부 지침 불복종 규탄대회를 예고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 위주의 거리두기 방침은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실패한 정책을 왜 지금까지 강요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모를 일"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자영업자 정책과 관련, "약속한 만큼 확실하게 실천하라"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영업자 총동원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의 방역 정책에 불복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자영업자중기연합 회원들이 지난달 25일 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서 24시간 영업개시 선포식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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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각에서는 영업시간 제한이 자정까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도 다시금 기대하는 분위기였으나,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보수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감염병 확산 후 약 2주마다 되풀이된 거리두기 방침 발표지만, 최근 유독 반발이 거세진 건 거리두기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뒤로는 때와 장소 구분 없이 감염병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또 확진자가 너무 많아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 상태인 점도 논란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 무정부 상태"라며 "160만명을 재택치료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세계 기록이다. 우리는 재택치료라고 하지 않고 재택방치라고 한다. 치료권 박탈이라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일선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정책을 유지하는 게 생색내기라고 비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A씨는 "이미 정부가 손 쓸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는데 그걸 인정하기 싫어 구실만 내세우는 것"이라며 "다 방치하면서 왜 우리만 규제하느냐"고 지적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40대 점주 B씨는 "아이들 학교 가는 건 각 학교 재량에 맡기겠다고 했다. 재량이라는 게 결국 알아서 하라는 것 아니냐"며 "자영업자만 3년째 알아서 못 하게 하는 이유를 알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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