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적게 나올 땐 꽁꽁 묶더니, 지금에 와서 풀어준다니…"
음식점 등 업주, 영업시간 대폭 늘려달라 요구
'불금'인 지난 18일 저녁시간 인적이 뚝 끊긴 대구 동구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치킨 성지'로 불리며 불야성을 이루던 이 골목길은 코로나 사태로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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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이재춘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사적모임 인원을 6명에서 8명까지 허용하기로 하자 자영업자들이 "하나마나한 조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금'인 18일 저녁시간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30여개 치킨집이 모여 '치킨 성지'로 불리는 이 골목길은 불야성을 이뤘으나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하나다.
불 꺼진 가게 곳곳에는 '임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고, 문을 열어놓은 가게에는 한두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을 뿐이다.
한 가게 주인은 "확진자가 적게 나올 때는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인원을 꽁꽁 묶어두더니, 확진자가 폭발해 손님이 뚝 끊긴 지금에 와서 풀어준다니 기가 찬다"며 "다 망하게 하고 나서 생색내기로 하는 조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 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백모씨(61)는 "방역패스가 중지됐는데 영업시간만 묶어놓는다고 코로나가 잡히겠느냐"며 "풀 바에야 차라리 싹 다 푸는게 낫다"고 했다.
유흥업소들도 정부의 어정쩡한 거리두기 조치에 불만이 많다.
대구 수성구의 한 유흥업소 사장은 "코로나 시국에 누가 8명씩 떼로 몰려 술을 마시러 다니겠느냐"며 "정부가 말로는 자영업자들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몰라도 한참을 모른다"고 혀를 찼다.
그는 "정부가 정말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헤아린다면 사적모임 인원을 찔끔찔끔 풀기보다 차라리 영업시간을 대폭 늘려주는 것이 낫다. 영업시간이 늘어나면 손님들을 분산하는 효과라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4월3일까지 사적모임 인원이 6명에서 8명까지로 늘어난다.
그러나 유흥시설,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PC방 등의 영업시간은 지금처럼 오후 11까지로 여전히 제한된다.
대구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 9일부터 11일째 1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김철섭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은 방역상황을 고려할 때 마스크 착용 등 일상 속 실천방역은 계속 유지될 필요성이 크다"며 개인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leaj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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