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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러시아, 일단 디폴트 피했지만…국가 신용등급 'CC'로 또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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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일단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겼다. 달러화로 만기가 된 국채 이자를 갚으면서다. 하지만 이달에만 갚아야 할 돈이 6억 달러 이상 남아 있어 디폴트를 막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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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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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서방의 경제 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러시아가 채권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러시아가 지난 16일 만기인 달러 채권 이자 1억1700만 달러(약 1420억원)를 달러로 지급했다고 주장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러시아의 환거래은행인 JP모건은 "러시아 정부가 국채 이자 지급을 위해 보낸 돈을 처리해 지급대리인인 씨티그룹에 입금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이 자금을 확인한 뒤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자를 달러로 받았다"는 채권자도 잇따랐다.

당초 국제 금융가에선 러시아의 디폴트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등 서방의 경제 제재 때문에 빚을 갚기 어려운 상태여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러시아는 1차 위기는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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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러시아 외화 국채 만기 도래일과 금액.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갈 길은 '첩첩산중'이다. 러시아 국채의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러시아의 이자 지급에도 신용 하락을 막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7일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CCC-'에서 'CC'로 한 단계 낮췄다. 지난 3일 'BB+'에서 'CCC-'로 한꺼번에 8단계 강등한 지 2주 만에 추가로 내린 것이다. CC는 '제한적 디폴트' 등급이다. S&P는 러시아가 투자자들에게 제때 이자를 지급하는 데 '기술적 어려움'이 있어 디폴트 위험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S&P 측은 "앞으로 몇 주간 러시아의 외화 표시 국채 이자 지급은 비슷한 기술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는 6억 달러가 넘는다. 오는 21일(6600만 달러)과 28일(1억200만 달러), 31일(4억4700만 달러) 순으로 빚 상환 일정이 예정돼있다. 다음 달 4일엔 21억2900만 달러를 갚아야 한다. 미국은 대러시아 제재에 따라 자국 금융기관과 러시아 중앙은행·재무부 간 거래를 금지했지만, 채무 상환을 위한 거래에 대해선 예외를 뒀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런 예외 조항은 오는 5월 25일까지 허용된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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