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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제와 무슨 의미"…자영업자들 화만 돋운 인원제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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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격리 알아서 하는데 왜 식당만 계속 규제"…시민들도 실망

연합뉴스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식당 직원이 거리두기 안내 표지를 교체하는 모습
[촬영 황수빈 수습기자]



(서울=연합뉴스) "8명으로 늘린다고 무슨 의미가 있죠? 2년 동안 단체 손님 못 받고 있는데 계속 규제한다니 장사가 되겠습니까?"

정부가 18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21일부터 6인에서 8인으로 늘리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11시까지로 유지하기로 하자 자영업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1년 반 넘게 이어지는 영업제한으로 피해가 한계치에 가까워지는데 소폭 완화 수준의 조처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대선 이후 인원 제한이 완전히 풀릴까 기대했던 일부 자영업자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이날 오전 영업을 준비하던 서울 강동구의 한 숯불갈비집 사장 조재봉(56) 씨는 거리두기 완화 소식에 "어차피 인원 제한과 상관없이 식당 안에서는 모르는 사람끼리 붙어 앉을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에 눈이라도 달렸다는 건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조씨는 "회식 손님을 못 받고 기껏해야 가족 단위, 1∼2명 오는 손님으로는 장사가 어렵다"며 "이제 코로나 검사고 격리고 다 각자 알아서 하는 분위기인데, 왜 식당만 계속 규제하냐"라며 한숨 쉬었다.

지난달 방역 지침에 반발하며 집단으로 '24시간 영업'에 돌입했던 업소 중 한 곳이었던 종로구 관철동 '인생횟집' 양승민(37) 대표도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정까지 영업시간을 늘려준다고 했는데, 이건 국민 기만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오미크론으로 확진자가 60만명대까지 나오는 상황에 방역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 국민 수준이 높아서 방역을 알아서 잘하니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썰렁한 홍대 거리
[촬영 임지우 수습기자]


노래방 업주들은 영업시간 제한이 유지된 점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은평구 갈현동 '연신내 로데오거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이동석(63) 씨는 "방역 지침 완화가 어렵다는 걸 잘 알지만, 자정까지만이라도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 숨통이 틔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노래방은 최근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 사태로 손님이 오히려 줄었다고 했다.

거리두기가 완화돼 다행이라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5) 씨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한꺼번에 오는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늘 것 같다"라며 "코로나 이전 생활로 돌아가는 단계라고 본다. 오미크론 정점도 지나가고 나면 인원 제한도 다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거리두기 대폭 완화를 기대했던 시민들도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취업준비생 박정욱(27·서울 성동구) 씨는 "이제는 인원과 시간 등 방역 제한을 다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씨는 "이미 대부분이 코로나에 한 번씩 걸렸다 나은 상황인데, 제한이 더는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며 "언제까지 기약 없이 거리두기 할 수는 없지 않나. 경기도 살려야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3년 만에 대학 동창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직장인 홍성민(32) 씨도 "대선이 끝나면 거리두기가 다 풀릴 줄 알고 20명 정도가 모여 보려 했는데 인원 제한이 유지된다니 너무 안타깝다. 그런 걸로 오미크론 확산세를 억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임성호 김윤철 오규진 오지은 유한주 임지우 황수빈 기자)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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