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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우크라이나와 함께 예멘·아프간·미얀마에도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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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지도자들 "지구촌 다른 지역 위기도 잊지 말자" 호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세계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도주의 위기 대처에 나서는 가운데 유엔 지도자들이 아프가니스탄과 에티오피아, 미얀마, 예멘 등에서 계속되는 위기도 잊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

폴란드 임시수용소의 우크라 피란민들
(메디카 AP=연합뉴스) 폴란드 국경마을 메디카 실내경기장에 마련된 우크라이나 피란민 임시 수용소의 15일(현지시간) 모습.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해 폴란드 등 이웃 국가로 가기 위해 국경을 넘은 난민이 28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22.3.16 leekm@yna.co.kr


악시오스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필요하고 이해할만하지만 이로 인해 다른 지역의 심각한 인도적 위기가 간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한마디로 개발도상국들은 계속 두들겨 맞고 있다. 그들은 잇따라 발생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가뭄 같은 기후변화의 영향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심각한 위기가 계속되는 개발도상국으로 예멘과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을 꼽았다.

8년째 내전이 계속되면서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예멘은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로 묘사되고 있지만 관심과 도움의 손길은 여전히 부족한 형편이다.

유엔은 지난 14일 스웨덴과 스위스가 공동 주최한 예멘 지원금 모금행사에서 구호에 필요한 42억7천만달러(약 5조2천억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우리는 더 많은 모금을 원했다"며 "지원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나라들이 모금에 응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기금 부족 때문에) 배고픈 사람들의 음식을 굶주린 사람들에게 줄 수밖에 없다"면서 예멘에서 800만 명에 대한 배급량을 이미 줄였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해 8월 미국이 철수한 뒤 인도주의적 위기가 계속 심화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기아를 겪고 있으며,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도 해외에 260만 명, 국내에 340만 명에 달한다.

이번 주 아프간을 방문한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아프간은 매우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정치적 관심과 자원이 필요한 다른 지역 상황도 잊히거나 간과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티그라이 내전 1주년' 행사서 눈물 훔치는 에티오피아 여성
(아디스아바바 EPA=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북부 티그라이 내전 발발 1주년 행사에서 한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3일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티그라이 집권 지역정당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 측이 지역 내 연방군 막사를 공격했다면서 연방군을 '질서 회복 작전'에 투입했다. 이후 발발한 내전 와중에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하고 북부 지역에서 피란민 250만 명이 발생했다. leekm@yna.co.kr


정부군과 반군 간 전투로 외부와 차단된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상황도 심각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6일 "지구에서 수백만 명의 건강이 이처럼 위협받는 곳은 없다"며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지역에서 심각한 재앙으로 치닫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티그라이 주민 600만 명이 500일 가까이 외부 세계와 차단돼 있고 지난해 12월 중순부터는 식량도 전달되지 않고 있다면서 WHO가 30만 명 정도에게 의약품과 다른 보급품을 항공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인니 정부, 자국 앞바다서 표류하던 로힝야족 120명 수용
(아체주 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의 한 항구에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 120명을 태운 목선이 상륙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류애적' 차원으로 아체주 앞바다에서 표류하던 이들 난민을 수용하기로 이틀 전 결정해 해군이 이 선박을 항구로 예인하도록 허용했다. 지난 26일 어부들이 발견한 이 난민선은 출항한 지 한 달이 다 돼 식수 등이 바닥난 상태였으며, 엔진이 고장 나고 바닥에서도 물이 새 전복될 위기였다. 2021.12.31 knhknh@yna.co.kr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도 최소 44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1천400만 명에게 긴급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최소 1천600명이 보안군에 살해됐고 수천 명이 구금됐다.

유엔은 "군부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와 학대를 저질렀으며 그중 일부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권리와 생명, 생계를 빼앗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의미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위기는 사하라 사막 주변 등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과 베네수엘라, 중앙아메리카, 아이티 등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며 국제구호단체들이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인도주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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