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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윤호중 비대위, 사퇴 요구에 "자리 연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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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윤호중 비대위, 사퇴 요구에 "자리 연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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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공식 출범 닷새 만인 17일 위기를 맞이했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윤 위원장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이끌어서는 안 된다며 사퇴를 촉구하면서다. 윤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거취에 대한 말을 아꼈다. 윤호중 비대위를 둘러싼 내홍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번질 조짐도 일고 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초·재선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현 비대위 체제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윤 비대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6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윤호중 체제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맞섰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윤호중 비대위가 당의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윤 위원장이 이번 주말까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윤 위원장이 물러나면 비대위를 또 새로 꾸려야 하는데, 그 혼란을 어떻게 수습할 건가”라며 사퇴에 반대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윤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8월까지로 정하고 그 과정에서 의원총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다만 (윤 위원장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윤 위원장이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계획을 밝히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리와 권한에 연연해본 적 없이 정치를 해왔다”면서 “의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쿨하게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어진 초선 의원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 듣고 결정하겠다는 말이지 언제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건 아니었다”며 말을 아꼈다.

윤 위원장에 대한 비토 여론은 다양한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당 일각에서는 사무총장·원내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윤 위원장이 당을 이끌면 당을 혁신하기 어렵고 6월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른 쪽에서는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안이 없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혁신 방안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검찰·언론개혁을 최우선 개혁과제로 삼자는 강경파와 민생에 더 신경 쓰자는 온건파가 있다. 대선 패배 원인을 두고도 ‘문재인 정부 책임론’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 책임론’이 맞서고 있다.


비대위 체제를 둘러싼 내홍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조짐도 있다. 채이배 비대위원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며 “5년 내내 내로남불·편 가르기·독선·독주 등 나쁜 정치를 하며 국민의 마음을 잃었다”고 발언한 것이 빌미가 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고민정·김의겸·민형배·윤건영·윤영찬·정태호·진성준·한병도 등 민주당 의원 13명은 이날 “5년의 국정운영이 ‘나쁜 정치’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채 위원에게 유감을 표했다. 민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말들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 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라며 “채 위원을 즉각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에 남은 길은 세 가지 정도가 꼽힌다. 첫째는 8월 전당대회까지 현 윤호중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둘째는 윤 위원장이 사퇴하고 오는 25일 전후로 선출되는 신임 원내대표에게 권한을 넘기는 방안이다. 셋째는 외부에서 새 비대위원장을 수혈하는 방안이다. 어떤 방안으로 귀결되든 갈등이 분출하는 이상 당이 내상을 입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윤나영·탁지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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