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30원 급등세 보여, 나흘 만에 10원대 상승
러, 화학 무기 사용 의혹에 中에 무기 요청까지
달러인덱스 99선에서 추가 상승
외국인, 국내 증시서 1조원 순매도
홍남기, 장 마감 후에 "외환시장 필요시 적기 대응"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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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2020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1240원을 돌파했다. 하루 새 무려 10원 넘게 급등한 것이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적기 대응 조치하겠다는 외환당국의 발언이 나왔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32.00원)보다 10.30원 오른 124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5월 25일(종가 1244.20원)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환율이 10원 넘게 오른 것은 이달 7일(12.90원) 이후 나흘 만이다.
3월 14일 환율 시장 흐름(출처: 서울외국환중개) |
이날 환율은 급등한 역외 환율을 반영해 1237.00원에 개장한 이후 오전까지만 해도 1230원 중반대에서 움직였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려가 격화되면서 1240원을 뚫고 우상향했다. 끝내 1242.30원까지 오르며 연 고점을 경신한 채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부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 근처까지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러시아와 나토간 국제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커졌다. 달러 강세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환율이 상승한 데다 장 초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화학 무기를 뿌렸고 중국에는 드론 등 무기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1240원까지 급등세를 보였다. 오후 2시께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과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출회되면서 1240원을 하회하는 듯 했으나 다시 1240원을 뚫고 연 고점에서 거래를 마친 것이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후 5시 반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4차 화상 회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공격 태세가 강해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시장 전반을 누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99.18선으로 최근 뉴욕증시 마감 당시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위험회피 심리에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0.59%, 2.16%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60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0억원대 순매도세를 보였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세에 선전시를 셧다운(봉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화권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달러·위안 환율도 6.35위안으로 위안화 약세를 보이며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
환율 급등에 외환당국의 경계감이 강해졌으나 마감가 급등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장 마감 직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등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필요시 적기에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15일, 1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달러 강세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달러 롱(매수) 심리가 강하다”며 “환율은 FOMC 전후로 12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집계된 거래규모는 112억13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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