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이르핀에서 장병이 조심스럽게 순찰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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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밀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 밀 가격은 사상 최고까지 뛰었다가 수 년 만에 가장 가파른 낙폭으로 주저 앉으며 급등락했다.
◇작황부진에 재고부족…우크라 전쟁발 공급차질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 밀선물부터 프랑스 파리의 밀가루 가격까지 지난주 초 역대 최고로 올랐다가 폭락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시카고 밀선물은 8.5% 떨어져 주간으로 2014년 이후 최대 낙폭을 그렸다. 세인트 루이스, 캔자스시티는 물론 프랑스의 밀 가격도 비슷하게 요동쳤다.
하지만 시카고 밀선물은 부셸당 11.07달러로 1년 전에 비해 72% 높은 수준이다. 코메르츠방크는 시카고 밀선물과 파리 밀가루 가격이 올봄 각각 19%, 14%씩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작황 부진으로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요 밀공급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며 공급마저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밀공급의 상당 부분에 차질을 빚을 위험을 가하고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지난 2년 동안 작황부진으로 재고가 부족한 가운데 전쟁으로 흑해를 통한 밀수출에 차질이 발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공유하는 흑해 항만들은 세계 밀수출량의 1/3을 책임진다.
밀가격이 오르면 식품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불러 일으켜 경제회복이 좌초될 위험을 가한다. 유엔 식량기구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식품가격은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7.9% 치솟으며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떨어졌다.
◇전쟁 불확실성에 밀ETF 투기까지
전쟁으로 흑해 항만을 통한 밀수출도 불분명한데다 러시아산 밀을 꺼리며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농업정보업체 그로인텔리전스의 윌 오스나토 수석연구분석가는 "러시아 항만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중이지만 극단적으로 높은 보험비용을 내고 러시아산 물량을 사려는 수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쟁 불확실성으로 밀시장에 투기가 촉발되며 가격이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하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밀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테크리움위트펀드의 운용자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이전 8600만달러에서 전쟁 이후 5억달러까지 불었다. 하지만 밀가격이 크게 밀린 지난주 후반 운용자산은 3억4100만달러로 후퇴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부족한 공급을 메울 물량이 없지는 않다. 미 농업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지난됐던 현재 곡물연도 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밀수출은 12%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작황이 좋은 호주와 수출을 늘리는 인도에서 부족한 밀공급이 대체될 수 있다고 미 농업부는 예상했다.
하지만 흑해의 밀수출 물량이 줄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밀수요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았다고 WSJ는 전했다. 세계 최대 밀수입국 이집트는 높은 가격에 입찰을 취소했다. 다른 주요 밀수입국인 터키는 입찰 규모를 줄였다.
테크리움위트펀드의 살 길버티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서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곡물시장에서도 "인권에 반하는 범죄"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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