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적 성별 차별보다 구체적 불공정·범죄 대응이 적절”
윤 당선인, 폐지 입장 재확인…국민의힘 내부서도 공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결과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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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대선 과정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이제는 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재차 여가부 폐지 공약 추진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 1차 인선을 발표한 뒤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정치권의 이견이나 반발을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
윤 당선인은 “저는 원칙을 세워놨다”면서 “여성과 남성이라고 하는 집합적 구분과 그 집합에 대한 대등한 대우라는 방식으로는 여성이나 남성이 구체적 상황에서 겪는 범죄 내지 불공정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지금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과거에는 집합적 성별 차별이 심해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여가부를) 만들어서 많은 법제 등으로 역할을 해왔다”며 “지금부터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나 범죄적 사안에 대해 더 확실하게 대응하는 게 맞기 때문에 지금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또 “불공정, 인권침해, 권리구제 이런 것을 위해 더 효과적인 정부 조직을 구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당선을 확정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과정의 젠더·성별 갈라치기 논란을 두고 “저는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이 남녀의, 양성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집합적인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는 이제 어느 정도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서 국가가 관심 가지고 강력하게 보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쭉 가져왔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인사 원칙과 관련해 ‘지역·여성 할당’을 배제할지에 대해선 “국민을 제대로 모시려면 각 분야 최고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으로 모셔야지, 자리 나눠먹기식으로 해서는 국민 통합이 되지 않는다. 청년이나 미래 세대가 볼 때 정부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선 승리 후 여가부 폐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서병수 의원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선인에게 “여가부 폐지라는 공약, 다시 들여다보십시다”라며 “차별, 혐오, 배제로 젠더의 차이를 가를 게 아니라 함께 헤쳐나갈 길을 제시하는 게 옳은 정치”라고 적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SNS에 “대통령 선거 공약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가볍게 하지 말라”면서 “윤 당선인의 정책을 적극 지원해 국정운영 안정을 가져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근인 권성동 의원도 SNS에 “(여가부 폐지 공약 등을) 젠더 갈등, 여성혐오인 것처럼 무작정 몰아간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라면서 “여기에 우리 국민의힘이 편승해 접전으로 끝난 대선 결과의 원인을 잘못 분석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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