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위원장, 비대위 인선 발표
박, n번방 고발 후 선대위에 합류
김태진·권지웅·이소영 등 기용
윤호중, 박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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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58)와 박지현 전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26)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를 꾸렸다. 비대위원 6명을 포함한 8명 중 4명이 2030세대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는 당의 근본적인 변화와 국민과의 약속 이행, 지방선거 준비 등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사회 각계각층에서 국민 목소리를 전달해오고 당내에서 다양한 가치를 전달해온 의원 2명을 포괄해 청년·여성·민생·통합의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어 “국민께 다시 사랑과 신뢰를 받는 민주당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겸손과 성찰을 원칙으로 모든 것을 바꾸고 국민께 더 가까이 가겠다”며 “그 길에 비대위가 앞장서겠다. 길 없는 곳에 길을 내고 벽을 만나면 문을 만든다는 각오로 민주당 쇄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공동비대위원장은 윤 위원장과 박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은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38), 권지웅 전 선대위 청년선대위원장(34), 조응천(59)·이소영(37) 의원, 배재정(55)·채이배(47) 전 의원 등 6명이다.
박 공동비대위원장은 2019년 ‘n번방’의 실체를 추적해 알렸고 지난 1월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에 합류해 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비대위원 절반이 ‘2030’…윤호중 ‘대선 책임론’은 이어져
고개 숙인 윤호중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비대위 인선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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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겸손과 성찰을 원칙으로 모든 것을 바꿔 거듭 태어날 것”
김두관 “윤, 물러나야 할 사람…이재명이 지방선거 이끌어야”
대선에서 민주당이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견인하는 데 혁혁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위원장 인선이라는 카드는 앞으로 민주당이 젠더 이슈에서 2030여성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은 이번에 다시 맨 얼굴과 실명으로 국민 앞에 선 용기를 보여줬다. 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말로 민주당에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며 “여성정책은 물론 사회적 약자 옆에 서서 정책 전반을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민주당의 변화를 보여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영 의원, 권지웅 비대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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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의 절반은 20~30대로 채워졌다. 김태진 위원은 광주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지냈고, 권지웅 위원은 청년 주거복지 활동을 해왔다. 권 위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1인 가구와 세입자 문제, 자원재생과 에너지 순환, 프리랜서 노동자의 노동권 보호 등 민주당이 집중하지 못한 의제들을 지방선거 의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들과 민주당의 시각적 괴리를 좁히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을, 이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비대위원에는 차기 원내대표와 한국노총 추천 1명 등 2명이 추가된다.
조응천 의원과 채이배 전 의원은 친문재인계나 이른바 ‘586’으로 분류되지 않는 당내 비주류 인사이다. 이들은 ‘조국 사태’ 등 정치 현안을 두고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해왔다. 조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탄핵으로 물러난 세력에게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지금껏 하지 못한 처절한 반성을 통한 근본적 쇄신만이 다시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선을 놓고 당내 일각에서는 윤 위원장 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부분 당내 주류가 아닌 인사들로 비대위를 채웠지만, 윤 위원장의 대선 책임론이 나오면서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위원장 사퇴가 없다면 소용없다. 대선 패배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윤 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며 “이재명(현 당 상임고문)은 지방선거를 이끌어달라”고 밝혔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SNS에 “단 하루의 고민으로 대선 패배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비대위를 맡겨서는 안 된다. 이는 지방선거마저 미리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당대표와 최고위원들과 함께 선거를 지휘했던 지도부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80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 준비를 중단하고 비대위 개편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지도부에서 내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의 등판론에 대해선 “이 후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후보에게 시간을 드리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최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이 고문은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다만 경기지사 등 일부 지방선거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3월 임시국회에서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각종 정치개혁 입법과 대장동 특검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 위원장은 “의회 내 다원주의 실현이라는 당의 정치적 목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3~5인 선거구를 두는 것으로 개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이 특검에 동의한다는 말씀도 하셨다”며 “여야가 의견이 모아졌던 것이기 때문에 3월 임시국회에서의 처리가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홍두·곽희양·탁지영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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