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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박지현 앞세운 민주당 비대위··· 윤호중 위원장 체제 반발로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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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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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선발표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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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3일 당 쇄신과 6월 지방선거 준비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2030세대 중심으로 구성했다. 대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2030 여성 표심의 상징적 인물인 박지현씨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임명했고, 8명 비대위원 중 4명을 2030세대로 채웠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로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비판하고, 이재명 대선 후보(현 민주당 상임고문)가 비대위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 지방선거 공천, 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내 권력투쟁의 예고편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비대위는 다당제 연합정치 정치개혁, 대장동 의혹 특별검사 도입을 추진하며 지방선거를 채비를 갖춘다는 구상이지만 당내 분란을 줄이는 과제를 갖게 됐다.

민주당은 14일 공식 출범하는 비대위에 2030세대를 전면 배치했다. 박 위원장은 불법 성착취물 제작·배포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인물로 유명하다. 대선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과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민주당이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견인하는데 혁혁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위원장 인선이라는 카드는 앞으로 민주당이 젠더 이슈에서 2030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윤 위원장은 이날 박 위원장 인선에 대해 “이번 대선에서 저희에 대해 매우 따가운 질책을 해주시던 2030 청년들께서 (대선) 마지막에 과감한 정치적인 결단을 내리고 우리 후보를 지지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면서 “앞으로 우리 당은 2030세대가 보다 더 가까이 갈 정당으로 쇄신해 나갈 것이란 방향성을 예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민주당의 변화를 보여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2030세대 비대위원은 권지웅 전 대선 선대위 청년선대위원장(34), 광주선대위 공동위원장인 청년창업가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38), 이소영 의원(37)이다. 권지웅 비대위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1인 가구와 세입자 문제, 자원재생과 에너지 순환, 프리랜서 노동자의 노동권 보호 등 민주당이 집중하지 못한 의제들을 지방선거 의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비대위원은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들과 민주당의 시각적 괴리를 좁히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비대위원인 조응천 의원과 채이배 전 의원은 친문재인계나 이른바 ‘586’으로 분류되지 않는 비주류 인사이다. 이들은 조국 사태 등 정치 현안을 두고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해왔다. 조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탄핵으로 물러난 세력에게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지금껏 하지 못한 처절한 반성을 통한 근본적 쇄신만이 다시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비대위 구성에 대한 당내 반발은 이날도 계속됐다. 대선 패배 책임 당사자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서는 안된다는 요구이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SNS에 “윤 위원장 사퇴가 없다면 소용없다. 대선 패배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윤 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며 “이재명은 지방선거를 이끌어달라”고 밝혔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SNS에 “단 하루의 고민으로 대선 패배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비대위를 맡겨서는 안된다. 이는 지방선거마저 미리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이 후보가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춘숙 의원은 SNS에 “지난 금요일 의원총회가 있었고 발언한 의원 대부분이 윤호중 비대위의 불가함을 말했다”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함께 질 수 밖에 없는 (대선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은 극히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민석 의원은 SNS에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의 역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윤 위원장 체제에 힘을 실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책임론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어떤 일로도 그(대선 패배) 책임을 벗을 수 없다”면서도 “(지방)선거를 80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 준비를 중단(하고), 비대위 개편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전 지도부에서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재명 후보의 등판론에 대해 “이 후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후보님께 시간을 드리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최측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고문은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다만 경기지사 등 일부 지방선거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8월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고문이 나설 수는 있다”며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은 언급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3월 임시국회에서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각종 정치개혁 입법과 대장동 특검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 위원장은 이날 “의회 내 다원주의 실현이라는 저희 당의 정치적 목표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3~5인 선거구를 두는 것으로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께서 특검에 동의한다는 말씀도 하셨다”며 “여야가 의견이 모아졌던 것이기 때문에 3월 임시국회에서의 처리가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희양·탁지영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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