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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윤석열표 50조 추경, 빚 없인 불가능…민주당 협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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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추가 600만원 지급` 대선 10대 공약중 1번

2차 추경안 편성 불가피…인수위 출범후 곧바로 검토

지출 구조조정으론 한계…적자국채 발행은 재정 부담

거대여당 협조 난항 예고…"구체적 지원 로드맵 짜야"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제시한 50조원 규모 손실보상의 구체화 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위해 재원을 조달하려면 정부 재량지출의 전면 구조조정이 예고된다. 다만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또 다시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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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앞줄 오른쪽 두번째)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대선 유세 당시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을 찾아 자영업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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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재정건전성을 강조해 온 국민의힘 기조를 감안할 때 국가채무 증가를 최소화할 방안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재원을 배분할 필요성도 제안했다. 다만 어떤 결정이든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거대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가 순조로울 지가 관건이다.

허리띠 졸라매도 부족…시작부터 빚내야 하나

`코로나 극복 긴급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은 윤 당선인의 10대 공약 중 가장 첫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공약집을 보면 가장 먼저 `50조원 이상 재정자금을 확보해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을 제시했다. 급선무는 소상공인 추가 지원이다. 윤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기존 정부안과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차 추경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332만명에게 300만원씩 지급에 10조원 가까이 편성했다. 6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면 20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손실보상이나 금융 지원 및 채무 재조정, 임대료 일부 국가 부담, 자금·세제 지원 등까지 포함해 50조원 이상의 재정이 든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직후 50조 재정 마련을 도모한다면 추경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재원 조달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국민의힘이 올해 1차 추경 때 주장을 고려하면 정부 지출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올해 본예산에서 재량지출은 약 303조원인데 이 중 가용 가능한 금액은 절반 정도로 추산된다.

5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려면 이 중 3분의 1 가량을 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정부는 지금도 가용 가능한 재량지출의 10%를 매년 구조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시행 중이다. 추가 여력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33조7000억원의 한국판뉴딜 예산 조정이 예상되지만 기존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지역구 예산 등이 포함돼 전액 삭감은 불가능하다. 결국 재원 상당 부분을 나랏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대선 과정에서 국민에 대한 약속인 만큼 소상공인 지원은 검토되겠지만, 이미 올해 1000조원을 돌파하는 국가채무 증가세가 걱정이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해 온 국민의힘이 임기 초반부터 대규모 빚을 지고 시작할 경우 쏟아질 비판도 부담이다.

“재원 배분 집행해 재정건전성 노력 보여야”

재원을 마련하더라도 50조 지원 방안이 실현되기까진 난항이 예상된다.

일단 인수위 자체가 추경을 편성할 권한이 없다. 대통령직인수법에서 규정한 인수위의 업무는 정부 조직·기능·예산현황 파악, 새 정부 정책기조 설정, 국무총리·국무위원 후보자 검증 등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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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경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민주당 인사로 구성된 청와대가 협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국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후 행정부를 통한 추경 편성이 현실적이다.

하지만 국회가 걸림돌이 될 여지가 크다. 172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본회의 통과 자체가 어려워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대선 후 추가 지원을 공언하긴 했지만 `1000만원 지원`을 강조한 윤 당선인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대통령 임기 시작 직후 50조원 추경을 편성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나눠서 재원을 배분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 적자국채 발행을 피해 정치적 부담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대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방역지원금 소요 재원 20조원 정도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충당한 뒤 손실보상이나 중장기 지원 방안은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하거나 별도 기금 마련 등을 강구할 수 있다.

윤 당선인 공약에도 `코로나 극복 및 회복 지원 특별회계`를 설치해 한시 운영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적자국채를 무리하게 발행해 50조원을 당장 풀기보다는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추경만이 아니라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도 정부는 원점에서부터 다시 예산안을 짜는 정도의 재정 개혁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당장 재정수지 적자를 흑자로 바꿀 수는 없지만 얼마나 국가채무 증가세를 줄여나가는지 등 정책 노력이 윤 정권 초기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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