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했다. 공동비대위원장에는 2019년 디지털성범죄집단 ‘n번방’ 사건을 처음으로 공론화했고, 대선에서 당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한 박지현씨(26)가 임명됐다. 광주선대위 공동위원장인 청년창업가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38), 권지웅 전 선대위 청년선대위원장(34) 등도 기용됐다. 현역 당 소속 의원으로 조응천(59)·이소영(37) 의원이, 전직 의원으로는 배재정(55)·채이배(47) 전 의원이 합류했다. 박지현·김태진·권지웅·이소영 비대위원 등 4명이 2030세대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재정비와 쇄신을 책임질 비대위 구성을 매듭짓고 이를 국민께 보고드리고자 한다”며 이 같이 발표했다.
윤 위원장은 “저희 비대위는 당의 근본적인 변화와 국민과의 약속 이행, 지방선거 준비 등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사회 각계 각층에서 국민 목소리를 전달해오고 당내에서 다양한 가치를 전달해온 의원 2명을 포괄해 청년·여성·민생·통합의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비대위원의 절반은 2030대로 채워졌다. 박지현씨가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박씨는 2019년 디지털성범죄집단 n번방의 실체를 추적해 알렸고 지난 1월 말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에 합류해 42일 동안 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은 이번에 다시 맨얼굴과 실명으로 국민 앞에 선 용기를 보여줬다. 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말로 민주당에 더 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며 “박 위원장은 여성정책은 물론 사회적 약자 옆에 서서 정책 전반을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광주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 청년 주거복지를 다뤄온 권지웅 전 청년선대위 위원장도 2030대를 대표하는 비대위원으로 함께 하게 됐다.
현역 의원으로는 조응천·이소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조 의원은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으로, 이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으로 일한 바 있다. 원외 전직 의원으로는 재벌개혁 운동에 앞장서 왔던 채이배 전 의원, 부산지역 원외지역위원장을 지낸 배재정 전 의원이 합류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공동위원장 2명을 포함해 총 8명으로 출범했고 향후 2명이 추가 합류한다. 윤 위원장은 오는 25일쯤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와 함께 한국노총이 추천할 1명도 추가로 비대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국민께 다시 사랑과 신뢰를 받는 민주당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겸손과 성찰을 원칙으로 저희의 모든 걸 바꾸고 국민께 더 가까이 가겠다”며 “그 길에 저를 포함한 비대위가 앞장서겠다. 길 없는 곳에 길을 내고 벽을 만나면 문을 만든다는 각오로 민주당 쇄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인선을 놓고 당내 일각에서는 윤 위원장 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부분 당내 주류가 아닌 인사들로 비대위를 채웠지만, 리더인 윤호중 위원장의 대선 책임론이 거세게 나오면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윤 위원장은 “당대표와 최고위원들과 함께 선거를 지휘했던 지도부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80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 준비를 중단하고 비대위 개편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지도부에서 내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전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가운데 윤호중 원내대표 중심의 비대위 체제를 최종 결정하고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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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탁지영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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