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전···주총시즌 개막]
현대백화점 등 ESG경영위 설치
NHN "현물배당"·카카오 "주주환원"
LG화학 등은 첫 여성 사외이사 예정
25일 157개사 몰려 '대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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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상장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올해는 기업들의 신사업 추진 외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주주환원 강화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증시 큰손’으로 자리 잡은 ‘동학개미’들의 입김을 의식한 기업들이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에 신경을 쓰고 있다. 새 자본시장법을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한편 올해도 여전히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며 예년과 같은 ‘주총 대란’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올해 주총에서 ESG 경영 내실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069960)과 현대홈쇼핑·DL 등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에쓰오일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사업 목적에 친환경 사업을 추가하며 ESG 기조에 부응하는 신사업을 추진한다.
환경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도 이번 주총의 트렌드다. 삼성전자는 16일 정기 주총에서 청와대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을 지낸 환경 전문가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의안을 올린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ESG 경영의 전문가인 김종대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에 올렸다.
상당수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나선다. NHN은 자회사 주식의 현물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다음 달 물적 분할해 설립하는 ‘NHN클라우드’ 출범을 앞두고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카카오 역시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배당금 확대도 주요 안건이다. 기아는 직전 연도 대비 배당금을 세 배가량 늘렸으며, SK도 2015년 통합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주당 8000원의 배당금을 발표했다.
올해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을 대비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움직임도 눈에 띈다. LG그룹에서는 LG화학(051910)과 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이 이달 23일 각각 주총을 열고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조 교수는 LG화학의 첫 여성 사외이사가 된다.
과거보다 주총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진 이유는 개인 소액주주들이 대거 증시에 유입된 영향이 크다. 국민연금·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수탁자 책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사모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은 주주제안에 적극 나서며 이번 주총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태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유입된 젊은 투자자들이 권리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이에 기업들도 주주친화적인 경영 정책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ESG 등 주주들에 대한 배려가 강조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도 여전히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는 ‘슈퍼 주총 데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에만 코스피 상장사 157개 기업이 집중됐다. 또 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거 몰린 29일에도 주총 대란이 예상된다. 주총 분산 프로그램이 시행 중이지만 주총 전 감사보고서·사업보고서를 미리 제출해야 하고 주총 개최 일정 등을 고려하다 보니 준비 시간이 촉박해 3월 말로 집중된 것이다. 상장사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신외감법 도입으로 인한 외부 감사 법인 교체 기업이 많아서 감사 기한이 늦춰지는 점 등으로 3월 말에 주총이 집중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분산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사실상 미미하다”고 말했다.
양지혜·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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