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예선서 11개 팀 중 6위로 대회 마무리
[패럴림픽] '신중한 분위기' |
(베이징=연합뉴스) 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을 6위로 마무리한 한국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팀 장윤정고백'(의정부 롤링스톤)은 더 나은 '4년 뒤'를 기약했다.
10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10-4 승리로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 '팀 장윤정고백'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생애 첫 패럴림픽을 치른 '팀 장윤정고백'의 선수 5명은 모두 4년 뒤 다시 한번 패럴림픽 무대에 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스킵 고승남(37), 리드 백혜진(39), 세컨드 정성훈(44), 서드 장재혁(51), 후보 윤은구(53)로 이뤄진 팀 장윤정고백은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예선 10경기에서 5승 5패를 기록했다.
11개 팀 가운데 6위가 돼 상위 4개 팀이 나서는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특히 스위스와의 예선 2차전에서 연장 끝에 7-8로 석패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스웨덴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한 팀 장윤정고백의 얼굴은 어둡지만은 않았으나 첫 패럴림픽을 치른 소감에는 아쉬움도 묻어났다.
[패럴림픽] '장윤정고백' 파이팅! |
이어 "라트비아, 스위스전이 아쉬웠다. 선수들이 패럴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처음이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미스 샷들이 많아졌다"고 자평했다.
윤은구는 "이제 몸이 풀린 것 같고, 시작인 것 같다. 더 하고 싶은데 끝나버렸다"며 "스위스에 진 게 정말 너무 아쉽다"고 돌아봤다.
정성훈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여곡절을 겪었다.
간곡한 부탁 끝에 받은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고, 이후 몇 차례 받은 검사에서 계속 음성이 나와 베이징에 올 수 있었다.
베이징에 도착해서도 순탄치 않았다. 방 배정이 잘못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패럴림픽] 투구하는 정성훈 |
이어 "이상하게 우리 팀이 강팀만 이겼다"면서 해볼 만한 상대에게 패배한 것을 아쉬워했다.
팀 장윤정고백은 중국과의 예선 4차전에서 4-9로 패배한 이후 스킵을 바꾸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샷에서 실수가 잦았던 고승남 대신 백혜진, 정성훈, 장재혁이 돌아가며 스킵으로 나섰다. 고승남이 후보 선수로 벤치에 앉는 경우도 있었다.
예선을 모두 마친 직후 '주장'이라는 단어를 들은 고승남이 "저 주장 아닙니다. 중국전 이후로 잘렸습니다"라며 손사래를 친 이유다.
스킵 자리를 내준 후 마음이 좋을 리 없었다. 고승남은 "중국전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위축되지 않아도 될 경기에서 너무 위축돼 후회스럽다"고 후회했다.
처음 경험하는 패럴림픽 무대는 팀 장윤정고백에 '배움의 장'이기도 했다. 이들은 패럴림픽을 진정으로 즐기는 선수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승남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운 것 같다. 집중하되 즐기면서 경기를 하더라. 진짜 패럴림픽을 하나의 축제로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윤은구도 "팀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팀워크가 더 좋아진다면 한국 컬링도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패럴림픽] 스톤 바라보는 백혜진 |
스웨덴 선수들이 엔드를 마친 뒤 어깨동무를 하며 서로 다독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는 백혜진은 "팀 분위기가 정말 좋더라. 한국 선수들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과는 다른 작전 스타일도 백혜진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라마다 작전 스타일이 다르다. 한국과도 매우 다르더라. 작전에 대해 포괄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경기장마다 빙질이 다르다. 많이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은 팀 장윤정고백에 더 큰 꿈을 안긴 무대였다. 4년 뒤 한 번 더 패럴림픽 무대에 서겠다는 꿈이다.
백혜진은 "우리가 동호회 팀으로 시작해 패럴림픽 무대까지 왔다. 훈련량이 많아 힘들었는데 한 단계 발전하려면 그 정도로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4년 뒤, 다음 패럴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윤은구는 "한국 팀들이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팀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서울시청, 전남 등 강팀이 많다"며 "국내 강팀들을 뚫고 밀라노에 가고 싶다"고 했다.
정성훈도 "다 같은 마음 아니겠나. 4년 뒤 패럴림픽에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태극기에 대한 부담감을 처음으로 느꼈다"는 고승남은 "일단 다음 시즌 국가대표를 목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정성훈과 윤은구, 고승남은 모두 영국전 8엔드에서 장재혁이 선보인 샷을 이번 대회 최고의 샷으로 꼽았다.
7-6으로 앞선 8엔드, 장재혁은 일곱 번째 스톤으로 2번 스톤이었던 한국 스톤을 살짝 비스듬히 때려 1번으로 만드는 절묘한 샷을 선보였다.
장재혁은 '인생샷'이었냐는 질문에 새로운 각오로 답했다.
그는 "인생샷은 아닙니다. 앞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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