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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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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0.7%p차 정권심판? 결국 '비호감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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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늦은 단일화…안철수 효과 약했다

정치 초보 윤석열, 거대야당과 협치는 백지라 그림 그리기 더 쉬울 수도

아시아경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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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박준이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끝난 제20대 대선은 역대 최소 표차의 초박빙 결과로 막을 내렸다. 지역별로는 호남과 영남의 결집이 극대화됐고, 연령별로는 20대에서 남녀의 지지율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등 지역, 성 간 대립 양상이 뚜렷했다.

윤 당선인이 첫 일성으로 통합과 협치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결과와 무관치 않다. 국민의힘은 110석으로 여당 타이틀을 달게 됐지만 170여석의 거대야당에 맞서야 하는 '난제'를 맞이하게 됐다. 선거 과정에서 이뤄낸 '야권 단일화'로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남아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준비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아시아경제는 이번 대선 결과의 의미를 알아보고 윤 당선인과 차기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듣기 위해 전문가 4인이 함께하는 가상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는 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 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 유창선 시사평론가(가나다 순)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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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소 득표 격차로 마무리 된 이번 대선 결과를 평가한다면.
김관옥 교수= 처음에는 서울 부동산 문제로 인한 '정권 심판론'이 대두됐다. 그런데 결과로만 보면 24만표 차이를 정권 심판으로 규정한다는 건 사실 심판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결국에는 비호감 대선의 결과다.

박명호 교수= 국민들의 권력 심판 주기가 빨라졌다고 본다. 국민들의 인내심이 상당히 짧아졌다는 것이다. 제대로 못하면 언제든 아웃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여야 모두에 적용됐다. 또 다른 의미를 찾는다면 기본은 ‘정권교체’라고 본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배종찬 소장= 정치적 양극화의 결과다. 마지막 남은 한 명까지도 적군인지 아군인지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심각한 이분법이었다. 밥을 지을 때 누룽지가 생기면 박박 긁어내는 것처럼 이번 대선은 한 표라도 박박 긁어야 하는 ‘누룽지 대선’이었다.

유창선 평론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당선이 안정적으로 예측됐는데, 민주당이 위기 의식을 고조시키면서 읍소한 게 부동층 표심을 자극한 게 아닌가 싶다.

야권 단일화가 선거에는 어떻게 작용했다고 분석하는가.
김= 국민이 배제된 단일화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냈다. 안철수 표가 하나도 안 왔다는 의미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했을 때 윤 당선인 지지율이 폭등했고, 기대치가 분명히 있었다. 그 이후 결렬 선언 등이 이어지며 지지율이 빠져나가고 4자 대결로 굳어졌는데 단일화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온 것이다.

박= 야권 단일화가 결정적으로 대세를 좌우한 건 아닌 것 같다. 이미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빠질 만큼 빠진 거 아니었나. 오히려 원래 단일화한 날짜보다 일주일 전에 했어야 하는데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국민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워졌고, 감흥이 없어졌다. 그러면서 오히려 호남의 결집을 가져오는 역효과를 낸 거 아닌가 싶다.

배= 단일화는 ‘상징적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는 윤 당선인이 이겼지 않나. ‘단일화를 안 했다면 더 크게 이겼다’는 말도 나오지만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유= 일부에서 단일화 역풍이 불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그건 아닌 것 같다. 단일화 효과가 크게 올라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초박빙 승부에서 결과를 뒤바꿀 만한 그런 역할을 했다고 본다.

호남과 영남, 20대 여성과 남성의 대결 구도가 눈에 띈다.
박= 영남과 호남의 몰표는 원래 있던 것이었다. 기존보단 많이 나아진 거다. 윤 당선인이 보수정당 후보로서 호남 득표율 최고치를 했다는 게 그 증거다.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로 갈라진 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젠더이슈 때문이지만 선거 전략·전술일 뿐이고,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배= 지역구도가 아니라 진영 간 대결구도가 극대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일각에서 말하는 지역감정 그건 아니다. 호남은 민주당이라서 찍는 거지, 영남이 싫어서 그런 건 아니다. 20대 남녀 갈라치기는 전략적 효과는 있었다. 전통적 20대는 보수로 결집하기 어려운데 지지를 꽤 얻게 됐다는 의미는 있다.

유= 좀 완화되는 것 같았던 지역주의적 성향이 이번에 다시 살아났다. 이대남과 이대녀 대결처럼 된 건 해결하는 게 숙제인데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이대남 전략은 실패했다고 본다. 별 득도 없이 국민의힘이 남녀 간 갈라치기와 분열을 조장해서 표를 얻으려 했다는 낙인만 찍히게 된 것이 문제다.

김= 지역 구도가 공고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호남에서 윤 당선인 지지율 높았다면 이 후보의 영남표도 계속 높게 올라갈 수 있었을 건데 단일화 때문에 그쪽도 빠져나갔다. 20대의 양극화는 이후에도 분열이 치유가 안 된다면 성별이나 세대가 투표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당선인은 정치 초보다. 거대 야당과 협치를 이룰 수 있을까.
박= 협치하는 방법 중 하나는 윤 당선인이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주는 거다. 결국 다수파인 민주당에 준다는 뜻이다. 민주당에서 양해할 수 있는, 묵인할 수 있는, 동의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해야 하는 건데 그런 면에서 정치력이 필요하다. 양면적인 거지만 오히려 윤 당선인이 정치 신인이라고 하는 면을 보면 백지라서 그림 그리기가 쉬울 수도 있다.

김= 국회가 가진 입법권, 대통령이 가진 행정권이 서로 충돌하면 파국의 장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은 힘이 아니라 상호 설득과 이해를 촉구하는 그런 정치력을 발휘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힘으로 하면 국민들 불편함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 24만표 차이였다는 걸 계속 생각해야 한다.

배= 소통과 대화가 중요하고, 큰 시각에서 담아야 하는 건 통합이다. 여소야대에서는 다수당과 공동으로 참여하는 정부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유= 여야 간 입장 차이가 불가피하겠지만 민주당이 초반부터 너무 비협조로 일관하면 6월 지방선거에서 심판 받을 위험이 있어서 그때까지 한시적으로는 화해 모드를 취하지 않겠나 본다. 하지만 그건 시한부고 여야 간 협치는 참 쉬운 문제는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김= 약속을 했으니 합당은 하겠지만 자리랑 연동이 돼 있어 쉽지 않을 것이다. 6월 지방선거가 있는데 그걸 위해 당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 많다. 그 자리 갑자기 내놓으라고 하면 얼마나 큰 갈등 있겠나. 합당 과정도 어렵고 합당 되더라도 이후 불협화음이 나올 듯 싶다.

유= 합당은 비교적 신속하게 될 거다. 그런데 이 대표와의 갈등 문제가 있고, 합당했을 때 안 대표 거취 문제도 있어서 이들의 협력 관계가 얼마나 가능할지가 변수다.

박= 합당은 할 것이다. 이번 일로 안 대표의 정치가 시험대에 오르는 게 아닌가 한다. 본인 진로 등이 고민되지 않겠나.

배= 신속한 합당 추진은 가능하지만 안 대표 역할과 관련해서는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이 얻어야 하는 게 안 대표고. 국민의힘 내에서 안 대표 영향력이 비대화되는 걸 경계할 것이기 때문이다.

석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는 어떤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는가.
배= 이번 대선이 팽팽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얼마 안 떨어져 있는 지방선거도 절반으로 나뉜다고 본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떠난 경기도를 민주당이 지켜낼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유= 아무래도 대선에서 이긴 쪽한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가 되겠다. 지방선거 표심은 새 정부와 일할 수 있게 밀어주자는 게 집권 초기에 발동한다. 지방선거까진 국민의힘의 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김= 윤 당선인이 지금부터 한 달간 어떻게 하느냐가 엄청 중요하다. 윤 당선인에게 힘을 모아줬다고 보기 어려워서 지금 무리수를 두면 견제해야 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를 민주당에게 줄 가능성도 있다.

박= 기본적으로 대통령 있는 당이 유리한 구도에 선다고 보면 된다. 변수는 앞으로 나올 인사다. 내부 권력투쟁 하면서 혼란스러워지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너무 크게 이겨서 민주당은 얼마나 덜 잃느냐가 되겠고, 국민의힘은 진입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국민의힘이 유리할 거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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