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왼쪽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른쪽은 이준석 당대표. [이승환 기자] |
제20대 대선에서 약 25만표 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일성은 '오직 국민'이었다. 당선이 확정된 10일 오전 윤 당선인은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상황실을 찾아 대국민 당선 인사를 하면서 "국민들께서는 26년간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제 소신에 희망을 걸고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다"며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간절한 호소"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과 이념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 개개인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고 자율과 창의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역동적인 나라,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일하는 사람이 더욱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선거운동 내내 문재인정부를 오만과 무능으로 규정짓고 정권 심판을 외쳐온 만큼 전 정권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윤 당선인은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다"면서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소통하겠느냐는 질문에 "기자 여러분들과 간담회를 자주 갖겠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라는 목적은 이뤘지만 172석 '거대 야당'과의 동거 상황에 대해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여소야대 국회와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던진 질문에 "민주 국가에서 여소야대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해 갈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또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저는 믿는다"고 답했다. 개표 결과, 여성·호남에서 비교적 낮은 득표율을 기록해 남녀·지역 갈등이 표심에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에 대해 "선거 결과를 뒤돌아볼 이유가 없다. 어제 결과를 보고 다 잊어버렸다"면서 "지역감정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안은 모든 지역이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젠더 갈등에 대해서는 "남녀 양성의 문제를 집합적인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에 대해 강력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여성을 더욱 안전하고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고 늘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당선 축하 인사를 받았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실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에게서 축하 난을 받았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예방했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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