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국무총리 인선, 협치의 첫 시험대
국민의당과 매끄러운 합당 여부 ‘주목’
‘20대 남성’ 편향 노선 재검토 필요성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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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5년 만에 정권탈환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과제가 산적해있다. 당초 10%포인트 차이가 넘는 압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인 0.73%포인트 차이 신승이었다. 172석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 필요성이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결과다. 자칫하면 초대 국무총리 인선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매끄럽게 마무리하고, 인수위 구성 등 ‘논공행상’에서 잡음이 일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만만찮은 과제다. ‘남녀 갈라치기’ 등 역풍을 부른 선거 전략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에도 그는 “국민통합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윤 당선자와 국민의힘 입장에서 의회 과반을 점유하는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고서는 국회에서 법안 하나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민주당이 의석 수의 힘으로 쟁점법안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임기 초반부터 여야 극한 대치가 펼쳐질 수 있다. 낙선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1600만명을 아우르지 못한다면 전에 없던 국민분열과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윤 당선자가 공언한 협치의 첫 시험무대는 초대 국무총리 인선이 될 전망이다. 총리 인준에는 국회 재석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 단독으로도 총리 인준을 저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차기 정부 인사와 관련 강수를 던지기는 부담이 크다는 전망이지만, 윤 당선자로서도 상대가 수긍할 수 있는 인물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또한 신속하고 매끄럽게 처리해야 할 과제다. 윤 당선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양당 합당에서 시작해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한다는 데까지 합의했다. 인수위 구성과 차기 정부 내각 인사에서 안 대표와 국민의당 측 ‘지분’을 두고 당내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 대표의 해묵은 갈등 관계가 양당 합당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시 터져나올 수 있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윤 당선자의 측근들도 합당 과정에서는 안 대표를 견제하고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당과 인수위 구성 과정부터 집안싸움으로 휘청인다면, 당장 지방선거 준비부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빗나간 선거 전략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대선 기간 이 대표 주도로 20대 남성 표심에 사실상 ‘올인’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들을 앞세워 청년층에서 우위를 점하고, 기존 노년 지지층까지 묶어내 민주당을 고립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갈라치기 전략은 20대 여성들의 반발을 일으켰고, 출구조사 결과 20대 지지율에서 윤 당선자가 오히려 이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 대표 책임론과 함께 그간의 20대 남성 편향 노선 또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이 대표 체제에 이르기까지 계속돼 온 호남 중시 행보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윤 당선자는 호남 30% 득표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가지고 있던 보수 정당 역대 최고 득표율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광주에서 12.72%를 득표했고, 전남·전북에서 각각 11.44%·14.42%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앞서 박씨는 2012년 대선 당시 광주에서 7.76%, 전남에서 10%, 전북에서 13.22%를 득표했다. 이 같은 선전은 김 전 위원장의 5·18 ‘무릎 사과’ 이후 계속돼 온 당 차원의 호남 끌어안기 노력에 더해 윤 당선자 또한 대선 기간 5차례나 호남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을 들여온 결과로 평가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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