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중심 대출확대 입장
생애 첫 주택 LTV 80% 공약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례보증 등
자영업자 대출도 지금보다 확대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시중 은행장들과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고 위원장과 은행장들은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 연장 방안 등을 논의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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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새 정부가 출범하면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꽉 막혔던 대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의 부동산 관련 대출 완화 공약이 실행되려면 현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에 칼을 대야 한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량을 전년대비 4~5%로 제한하는 ‘가계대출총량규제’와 대출액 2억원이 넘을 경우 개인의 연소득에 비례해 갚을 원리금을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풀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윤 당선인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 대출을 늘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높여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LTV는 40%인데, 이를 높여주면 가계대출도 늘어난다. 윤 당선인 캠프의 금융책사를 맡았던 윤창현 의원은 지난달 말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나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타이트하게 하기보다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대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 나라의 금융정책을 집값만 보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도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들을 대상으로 초저금리 특례보증 대출 50조원을 추가 지원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게 해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싼 이자로 긴급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소상공인 대출만기연장과 원리금, 이자 상환 유예를 6개월 더 연장해 준 상황에서 50조원 추가 대출 공약까지 실행되면 은행들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는 더 커지게 된다.
없던 규제도 생긴다. 윤 당선인의 대표적인 금융공약 중 하나는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을 공시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은행들이 작년부터 시작된 금리상승기에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 금리 인상은 느리게 올린데다, 여기서 생긴 이익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내자 만들어진 공약이다. 지난달 국회에선 관련 법안도 발의됐으며, 금융감독원도 예대금리차를 조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지난 1월 1.80%포인트로 지난해 12월보다 0.25%포인트 늘었다. 2013년 1월(0.26%포인트)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인기를 모았던 청년희망적금을 본 딴 청년도약계좌 공약도 내놨다. 만 19~3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4개 소득구간을 설정해 소득별로 가입자에게 매달 정부 지원금을 40만원(연소득 2400만원 이하), 20만원(2400만~3600만원), 10만원(3600만~4800만원)을 지원한다. 4800만원 이상이면 비과세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연소득 2400만원 이하 가입자가 월 30만원씩 적금을 부으면, 본인 계좌에 정부 돈(매월 40만원)이 함께 입금된다. 이렇게 월 70만원씩 10년동안 모아 1억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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