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중량을 20% 늘린 ‘팔도 비빔면 컵 1.2’, 너구리에 카레를 넣은 ‘카구리 큰 사발면’,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은 ‘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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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는 양이 적고 2개는 속이 부대껴요. 1.5배 제품을 내주면 좋겠어요.”
라이브방송 도중 팔도 비빔면의 양을 늘려달라는 BTS(방탄소년단)의 멤버 RM(김남준) 요구에 팔도는 중량을 20% 늘린 ‘팔도 비빔면 컵 1.2’를 올 초 출시했다. 이처럼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모디슈머(Modisumer) 마케팅’이 식품업계에 활발해지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신조어다.
모디슈머 마케팅을 선도한 업체는 농심이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를 출시해 화제를 모은 농심은 지난해 10월 너구리에 카레를 넣은 ‘카구리 큰사발면’을 선보여 출시 한 달여 만에 230만개 이상 팔아치웠다. 카쿠리는 대표적인 PC방 인기메뉴로 조만간 봉지라면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에서 라면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즐기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레 라면이 별미 요리로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2의 짜파구리’로 불리는 삼양 나가사끼 짬뽕과 농심 신라면을 합친 ‘신나사끼’도 제품으로 나올지 관심사다. 지난달 삼양식품은 신나사끼의 상표를 출원했다. 수제 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은 편의점 GS25와 손을 잡고 맥주에 사이다를 섞은 칵테일인 ‘맥사’를 제품화한 ‘맥싸’를 지난달 출시했다. 맥주와 사이다를 2대1로 섞는 레시피로 보통 맥주보다 도수(3.2%)가 낮아 저도주를 즐기는 MZ세대에게 제격이란 평가를 받는다. 앞서 서울장수는 지난해 11월 ‘막사’를 출시했다. 막걸리와 사이다를 2대1 비율로 조합해 먹는 일명 ‘막걸리사이다’에서 착안한 제품이다.
오뚜기는 최근 케첩과 마요네즈를 최적의 비율로 조합한 ‘케요네즈’를 출시했다. 소비자가 마요네즈를 베이스로 하는 소스를 만들 때 가장 많이 조합하는 소스가 ‘케첩’이라는 점에서 두 소스를 섞은 케요네즈를 개발했다.
소비자의 증량 요청을 반영한 제품도 있다. 팔도 비빔면뿐 아니라 삼양 역시 지난달 기존 제품인 열무비빔면(130g)의 양을 21% 늘린 ‘비빔밀면’을 선보였다. 오뚜기가 기존 대비 20% 증량해 만든 ‘빅 육개장 컵’은 리뉴얼 8개월 만에 2000만개 이상 팔렸다.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과거 인기 있던 단종 상품을 부활시키는 사례도 있다. 최근 재출시한 SPC삼립 ‘포켓몬빵’의 경우 지난달 24일 첫선을 보인 이후 1주일 만에 1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전 세대보다 개성이 강하고 소비력도 왕성한 MZ세대가 소비의 주력 세대가 되면서 그들의 취향과 요구를 반영하는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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