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리는 접전 끝 윤석열 대통령 당선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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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중도층 많은 서울서 앞서며 승기…충청에서도 이겨
호남과 TK는 표 양극화…심상정 약세 ‘제3 지대’ 위축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의 가장 큰 요구는 변화였다. 코로나19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꽉 막힌 남북관계, 기존 정치세력 불신 등 난맥상에 국정운영 방향타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민심 저변에 흘렀다.
전환의 리더십을 찾는 민심의 큰 덩어리가 정권교체 바람이 됐다. 이 바람에 올라 타 세기를 키우려는 쪽과 바람의 방향을 바꾸려는 쪽의 대결이 팽팽했지만 민심은 전자로 기울었다.
10일 오전 2시30분 현재 중간 개표 결과(개표율 88.62%)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8.64%)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7.77%)에게 전국적으로 0.87% 격차로 앞서며 당선이 유력해졌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1·2위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작았던 선거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15대 대선으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의 격차는 1.53%포인트였다.
두 후보는 개표가 시작된 전날 저녁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변화의 책임자로 적합한 인물을 두고 유권자 간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음을 보여준다. 이 후보가 제시한 위기극복의 길과 윤 후보가 제시한 정치권력 교체의 길 사이에서 민심은 한쪽으로 확고하게 쏠리지 않았다.
윤 후보는 서울·부산·대구·대전·울산·강원·충북·충남·경북·경남 등 10곳에서 앞섰다. 이 후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과 광주·세종·경기·전북·전남·제주 등 7곳에서 우세했다.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과반(2219만9160명)이 포진한 수도권 개표가 완료되지 않아 최종 변수는 남아 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인천에서 1.20%포인트 차를 기록해 가장 작은 격차를 보였다. 최대 격차 지역은 전남으로, 이 후보가 74.88%포인트 차로 앞섰다.
중도층이 몰려 캐스팅보터 지역으로 꼽히는 수도권의 접전이 치열했다. 서울에서 윤 후보가 50.47%, 이 후보가 45.83%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에서는 이 후보가 50.63%로 윤 후보(45.97%)를 앞섰다. 인천에서도 이 후보는 48.59%를 얻어 윤 후보(47.39%)를 앞섰다.
또 다른 캐스팅보터 지역인 충청에서는 윤 후보가 앞서갔다. 윤 후보는 충북에서 6.24%포인트 차, 충남에서 6.27%포인트 차로 이 후보를 따돌렸다. 세종에선 이 후보가 윤 후보에 8.00%포인트 우세했다.
전통적 여당 우세 지역인 호남과 보수정당이 우세한 대구·경북(TK)에선 양 진영 결집이 도드라졌다. TK에서 윤 후보는 대구 75.34%, 경북 72.94%로 확고한 우위를 지켰다. 이 후보는 대구 21.44%, 경북 23.65%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지지율(대구 21.76%, 경북 21.73%)과 비슷한 득표율이다. 호남에서 이 후보 득표율은 전남 86.22%, 광주 85.25%, 전북 83.13%를 기록했다. 호남 30% 득표율 달성을 목표로 삼은 윤 후보는 전남 11.34%, 광주 12.36%, 전북 14.31%를 얻었다.
앞서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선 윤 후보가 48.4%, 이 후보가 47.8%로 오차범위(±0.8%포인트)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JTBC 출구조사에선 이 후보 48.4%, 윤 후보 47.7%로 역시 오차범위(±0.5%포인트) 내에서 다퉜다.
윤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진 것은 20대 대선에서 분출된 민심의 가장 큰 줄기가 정권교체·심판 여론이었음을 보여준다. 민심은 ‘문재인 정부에 맞선 검찰총장’으로 정권교체 여론의 상징체가 된 윤 후보를 국정운영 전환 길목의 책임자로 세웠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을 사퇴한 지 370일, 정치참여를 선언한 지 253일 만이다.
대선 과정의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 지지는 정권안정론을 앞섰다. 윤 후보 지지율은 이 후보에 비해 유동적이었다. 양강 후보의 비호감 대결로 점철된 대선에서 반윤석열 기류도 적지 않게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도 정권교체 여론은 높게 유지되며 승리의 버팀목이 됐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인물론과 정치교체론으로 프레임 전환에 나섰지만 정권교체 민심의 파고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치열한 접전은 어느 한쪽도 압도적 민심을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사실상 일 대 일 구도로 치러진 대선에서 이 후보를 택한 민심도 비등했다는 점은 향후 통합과 협치의 필요성을 더 키워놨다.
제3지대가 쪼그라든 것도 특징이다. 중간 개표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득표율 2.35%를 기록했다. 19대 대선 최종 득표율 6.17%에 크게 못 미친다. 주요 정당 후보들이 실질적 다당제를 이루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거대 양당 쏠림 현상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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