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짜뉴스법' 여파…러 원유 매입한 석유회사는 여론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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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잇따라 발을 빼는 가운데 중국 바이트댄스의 자회사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틱톡이 라이브스트리밍 등 일부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넷플릭스와 글로벌 회계법인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등이 사업 중단 대열에 동참한 가운데 러시아산 원유를 싸게 사들인 대형 석유회사는 "피 냄새가 나지 않느냐"며 강한 비판에 휩싸였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틱톡은 이날 뉴스룸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새로운 ‘가짜뉴스법’을 감안해 이 법의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는 동안 러시아에서 라이브 스트리밍과 비디오 서비스에 새로운 컨텐츠를 올리는 것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앱 메시지 서비스는 그대로 운영키로 했다.
틱톡이 언급한 러시아의 가짜뉴스법은 최근 러시아 의회가 개정안을 발의,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법이다. 이 법에는 러시아 군에 대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경우 최고 3년 징역형 또는 벌금형이 부과되며 이에 따라 심각한 결과가 초래된 사건에 대해서는 최고 15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틱톡은 완전히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뒤 안전성이 확인되면 다시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틱톡은 "우리의 최대 우선순위에 있는 안전성이 확인돼 서비스를 완전히 재개할 수 있는 시점을 고민하기 위해 러시아에서의 상황을 계속해서 평가해 나갈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엄청난 비극과 고립에 직면하는 전시에 안도와 대인관계의 원천을 공급할 수 있는 창조성과 엔터테인먼트의 공간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틱톡의 이같은 결정은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 사업을 연이어 중단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넷플릭스도 이날 "현장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신규 고객 가입은 받지 않으며 기존 고객에 대한 조치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인 PwC와 KPMG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PwC는 러시아에 있는 3000여개의 파트너사와 직원들이 있으며 30년 이상 사업을 해왔지만 ‘무분별한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중 절반이 행동한 것으로 딜로이트와 EY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 카드 업체인 아멕스도 이날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은행들과 관계를 단절한 것에 이은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멕스에 앞서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다른 글로벌 카드 업체들도 러시아 사업을 접는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처럼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거대 석유회사 쉘은 지난 4일 러시아산 우랄유 10만 미터t을 기록적으로 싼 가격에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다른 석유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꺼리고 영국 BP가 거액의 손실을 감수하며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지분 19.75%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쉘은 러시아 원유 구매가 제재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원조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쉘에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면서 "당신에게는 러시아산 원유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의 피 냄새가 나지 않는가"라고 저격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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