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수렴·실무논의 과정서 백지화
“바른정당과 합당, 설득 부족” 사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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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후보 단일화와 함께 ‘대선 뒤 즉시 합당’에 합의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과정에서도 합당이 논의됐지만 철회된 전력 등이 있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가) 예전에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바로 합당하기로 했었다. 그때도 당명 변경 요구나 이런 것들이 나와서 무산됐는데 이번에도 지켜봐야 한다. 국민의당 측에서도 당내 구성원들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합당이 합의됐지만, 실제 합당까지 추가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이 선언됐다가 세부논의 과정에서 무산된 경험이 있다. 지난해 3월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서며 단일화 상대였던 국민의힘에 합당을 제안했다. 여론조사 경선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하고 서울시장 당선 뒤 본격적으로 합당 절차가 시작됐다. 안 대표가 당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도 거쳤다. 당시에 호남 당원들을 중심으로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거셌다. 그해 6월에는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합당 방식을 논의했지만 지난한 줄다리기 끝에 결국 8월에 합당 제안은 없던 일이 됐다.
이번에 안 대표는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대선 직후 일주일 안에 합당하겠다는 구체적인 시점도 제시했다. 그러나 과거 바른정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던 안 대표가 ‘약 2주일 뒤 합당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는 지난달 27일 광주 유세에서 2018년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해 ”사죄드린다. 제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한 뒤 “광주분들께 진정한 진심을 설득하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합당에 의견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과했던 안 전 후보가 이번에는 단일화 직후 합당을 진행하겠다고 한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안 전 후보의 합당과 관련해 “합당을 하면 통합정부가 아니다. 합당하면서 다당제를 얘기하는 (안 전 후보의) 말 자체가 모순된 얘기”라고 지적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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