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정부 구성” 안철수, 후보 사퇴
이재명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
파급력·여야 유불리 예단 어려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맞잡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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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손을 맞잡으면서 20대 대통령 선거 최대 변수로 꼽히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현실화했다. 야권발 거대 이슈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간 초박빙 접전으로 흐르던 막판 대선 정국을 흔들게 됐다. 거대 양당 지지층, 부동층 표심에 미칠 파장의 크기와 방향에 대선 결과가 달렸다.
‘정권교체 대리인’으로 내세울 후보를 압축한 점은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윤·안 후보의 단일화는 대선 정국이 본격화할 무렵부터 선거 구도 핵심 변수로 거론됐다. 정권교체론 상징 후보를 한 명으로 압축하면 야권에 유리한 구도가 된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끝내 ‘단일화 카드’를 놓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 “반드시 정권교체” 등 ‘정권교체’라는 단어를 9차례 사용했다.
야권은 지지율 합산 효과보다 상징적 의미를 부각하고 있다. 안 후보 지지율을 일부 가져오는 것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기는 어렵지만, 막판 어젠다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지지율 합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이 후보와 민주당이 정치개혁·통합정부론을 꺼내들고 ‘정치교체론 대 정권교체론’ 프레임을 잡아가던 흐름이 약화할 거란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저희는 단일화를 해도 안 해도 (윤 후보가) 상당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단순히 지지율 지표가 더해지고 빠지는 문제가 아니라 윤 후보의 포용력(이 드러나고), 선거 막판 기세 싸움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범야권이 우위를 가져간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도층과 부동층 표심을 당기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대선에만 투표하는 부동층이 10% 정도 되는데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동층 흡수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대체로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막판까지 양강 후보가 습자지 대결 구도를 유지하는 만큼 적은 지지율 이동도 승부의 결정타가 될 수는 있다. 다만 안 후보 지지층이 온전히 한쪽으로 흡수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여야는 안 후보 지지층이 한쪽에 쏠리지 않은 채 이 후보와 윤 후보 양쪽에 분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 지지층을 끌어당기기 위한 막판 줄다리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 단일화는 여당 지지층 결집을 부르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미 시작된 거대 양당의 지지층 결집 발걸음이 양측에서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 지지층의 컨벤션 효과(큰 정치 이벤트 뒤 지지율 상승 효과)와 여권 지지층의 위기감에 따른 결집 효과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중도층과 부동층 표심 향배도 지켜봐야 한다. ‘정권교체 대세론’을 강조하는 윤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 ‘단일화 역작용’으로 이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민주당이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이 후보), “당원과 지지자들의 비상한 결의를 호소한다”(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고 한 것도 ‘단일화 역풍’을 기대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선 단일화 변수가 유권자 민심에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 수개월째 윤·안 후보 단일화가 변수였고 피로도가 쌓였다는 것이다.
유정인·박순봉·조문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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