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여성 유세에서 여성 공약 서약식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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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30대 여성 표심 잡기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 안전·일자리 공약 제시와 민주당 인사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반성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대선 최대 부동층으로 꼽히는 2030여성 유권자들에게 비호감도를 낮춰 막판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를 주제로 한 유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이상한 소리는 저는 안한다. 양성평등의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여성들은) 늦게 귀가할 때 가로등·CC(폐쇄회로)TV 없는 골목길이 무섭다. 공중화장실 가는 것도 겁난다”며 “성범죄 피해자·스토킹 피해자들이 더 빠르고 확실히 보호받고 안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이 돌봄으로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을 언급하며 “국가돌봄책임제와 자동육아휴직등록제 도입”도 재차 약속했다.
이곳에서 2030대 여성 7431명 명의의 이 후보 지지 선언도 있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온라인 서명에 동참한 이들은 “소수자와 여성을 배제하거나 혐오하지 않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데이트폭력처벌법(일명 ‘황예진법’)과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도입을 재차 약속했다.
이탄희·권인숙 등 민주당 의원 26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해 (당에서) 징계받은 경우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난달 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권력형 성범죄에 사과한 것의 후속조치다. 이 후보도 전날 마지막 TV토론에서 안 전 지사·박 전 시장의 성범죄에 대해 사과하며 “국민들의 회초리 무서움을 알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의 최대 부동층은 2030세대 여성으로 꼽힌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성인 30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8%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20대 여성 부동층(8.5%)과 30대 여성의 부동층(4.6%)은 전체 부동층 평균(3.9%)보다 높았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35세 이하 여성의 여론조사 응답률은 현저하게 낮다”며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여성 공약이 윤 후보에 비해 젊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폭력 무고죄 신설로 대표되는 윤 후보의 여성 공약은 여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다른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인물에 대한 비호감도를 여성 정책으로 만회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사과와 공약이 이 후보의 비호감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비동의 강간죄 도입에 대해 “사회적 합의 과정이 충분히 거쳐져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선대위 소속 한 의원은 “남성중심적인 민주당, 남성 중심의 후보라는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해선 여성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희양·김상범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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